"제주 중산간 '개발 불가' 명확히 해야...관광정책 전환 필요"
제주도의회, 중산간 개발 실태-제주형 관광개발 모델 토론회
제주도 중산간 지역을 2개 구역으로 나눠 관리하면서 명시적으로 일정부분 개발사업을 가능하게 해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중산간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과 관련해 관광개발의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9일 오후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중산간 개발 실태 점검과 제주형 관광개발 모델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6월 열린 '도시지역 외 지역에서의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 제한지역 변경 동의안' 토론회의 후속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단순한 개발 찬반 문제를 넘어 중산간 지역에서 진행 중인 개발사업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제주형 관광개발 모델이 논의됐다.
이날 한국관광문화연구원 김윤영 선임연구위원이 '경제, 사회, 환경이 공존하는 제주형 관광개발 모델 설정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해했다.
이어 황경수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영희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산업과장, 김기현 ㈜신화이엔씨 이사, 김익태 제주도 기자협회장,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김기현 이사는 "앞으로 제주가 지향해야 될 관광 가치는 휴양.치유라고 생각한다"며 "제주라는 관광도시 입장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이 타지역과 비교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의 2025년 관광 트렌드 자료에 제시된 내용을 보면, 웰니스 치유여행과 개인 맞춤화 등 내용이 있다"며 "앞으로 제주 관광의 산업의 중심은 아마 치유 관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에 어떤 중산간 이슈가 문제인데, 지금 골프장도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제 중산간에 위치한 골프장들의 일부 부지를 타 용도로 전환 용도로 전환을 검토해서 더 이상의 중산간 개발을 방지하고, 개발을 통해서 이제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는 부분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익태 회장은 "인간도 똑같은 자연의 하나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태적 관점에서 개발사업을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제주특별법에는 공수화.공풍화.곶자왈보호 원칙이 천명돼 있는데, 중산간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개발업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중산간을)개발하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나 행정은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중산간을 개발할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정쩡하게 두면, 사업자 입장에서 당연히 개발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룰을 정확히 제시를 해줘야 한다"며 "'중산간은 안된다'는 원칙을 명확히 만들어 놓고, 이후 다양한 개발 방안을 고민해 도시 전체를 관광지로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영웅 사무처장은 "지금 제주도가 내놓은 기준대로 갈 경우, 과거 논란이 있었던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등도 다 개발이 가능하다"며 "결국 국립공원 바로 그냥 앞까지 이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물론 지금 기준에서도 제주도가 허가해 주면 개발이 가능한데, 이(새로운) 기준은 명시적으로 '여기까지는 개발이 가능하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저는 제주도가 어떤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도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개발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는 이런 정책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좀 중산간 보존도 확실히 좀 선을 긋고 그리고 제주 관광에 대해서도 좀 정책적인 어떤 전환 좀 혁명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많은 논란' 제주도 중산간 도시관리계획 기준안, 내용은?
한편, 이 계획 기준안은 제주도 중산간 지역을 2개 구역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한라산에 가까운 1구역은 엄격히 개발을 제한하되, 2구역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분적 개발을 허용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1구역은 지난 2015년 제주도가 지구단위계획구역 제한지역으로 설정한 평화로, 산록도로, 남조로 한라산 방향이고, 2구역은 1구역을 제외한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이 해당한다.
중산간 1구역에서는 현행처럼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이 제한된다. 추가로 유원지와 태양광·풍력발전시설, 유통업무설비 등 도시계획시설이 금지되며, 2층(10m) 초과 건축물은 제한된다.
반면, 중산간 2구역에서는 주거형, 특정지구단위계획과 골프장 포함 관광휴양형, 산업유통형(첨단산업 제외) 지구단위계획이 제한된다.
유원지, 유통업무설비, 도축장 등 도시계획시설이 금지되며, 3층(12m) 초과 건축물도 제한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2구역에서는 골프장이 포함되지 않은 관광휴양형 시설 등은 3층(12m) 이내 규모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최근 많은 논란을 빚고 있는 한화그룹 계열사가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125만1479㎡ 부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도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난다. '골프장'이 빠진 대규모 관광시설이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시한 내용을 보면, 휴양문화시설 및 운동오락시설, 숙박시설내 건축물은 건축면적 14만6619㎡, 건축연면적 41만5320㎡, 최대 지상 3층으로 계획했다.
숙박시설 객실수는 휴양콘도미니엄 890실(워케이션 496실 포함) 호텔 200실 등 총 1090실에 이른다.
제주도에서 제시한 '2구역'의 조건에 부합하도록 '건축물 3층 이내' 등의 계획이 짜여지면서 도정과 업체간에 사전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개발사업을 염두에 둔 기준안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출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상임위원회가 상정을 보류했고, 지난 2월 상임위원회는 통과했다.
그러나 논란이 이어지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 동의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고, 이날까지 두 차례 토론회를 진행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