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설관리공단 설립, 공직내부 술렁...관건은 '전직 인력' 조정
시설관리공단 설립 공청회, 공직내부 우려 목소리 분출
"공무직 중심 공단 전환시, 처우는?"..."근로환경 나빠질 것"
제주도 "희망자 우선...강제 전직 없을 것...임금체계 개선"
제주특별자치도가 다시 추진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 설립과 관련해, 타당성평가 결과와는 별개로 공단으로 전직해야 하는 공직내부 인력에 대한 합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무직 직원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 당국은 강제로 전직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연관 부서의 인력은 조정이 불가피 해 적지 않은 진통이 에상된다.
지난 8일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가칭 제주특별자치도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주민공청회'에서는 공직 내부의 우려 목소리가 크게 분출됐다.
공단 설립 타당성 등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 제시는 거의 없었던 반면, 공단으로 전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공무직 직원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날 의견 수렴에 앞서 공단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수행한 지방공기업평가원은 공영버스, 하수도시설, 환경시설 3개 사업을 중심으로 한 타당성 검토 결과 공단 설립이 타당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공단 설립으로 현행 방식 대비 연평균 84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용범 지방공기업평가원 기관설립팀장은 "공단이 설립했을 때 연평균 84억 정도의 수지개선이 예상된다"며 "기본적으로 검토해야하는 항목에서는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단 조직은 1실·3본부·15팀 체제로 구성되며, 내년 7월 출범 시점 인력은 총 555명 규모로 제시했다. 이어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시설이 완공되는 2029년 이후에는 인력이 92명 늘어난 647명 규모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직 희망 여부를 조사해 전직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으로, 이후 모자란 인원은 별도의 채용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에서는 반론이 이어졌다. 공단으로 전직할 경우 현재와 비교해 처우 향상이 보장되지 않는 점, 전문성 강화를 명분으로 비정규직 근로 환경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문제 등이 제기됐다.
이광민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노조위원장은 "단순하게 생각해보더라도, 공단으로 이직하는데 똑같은 업무를 하는데, 똑같은 조건으로 가라하면, 갈 사람 한명도 없을 것"이라며 공단 전직 인력에 대한 조건 제시가 먼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홍정혁 한국노총 공공연맹 제주지역본부 의장은 "자료를 보면 청년 일자리로 유입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공공성있는 시설관리공단에서 (오히려) 정규직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들도 비슷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한 참석자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으로 정규직 인원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타당성 검토 결과와 맞지 않다"면서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해놓고 비정규직 숫자를 늘리는 경우도 많고, 자연퇴직 하는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설관리공단이 담당하게 될 업무는 민원이 발생해 공무원들이 어려워하는 분야인데, 업무가 어렵다고 공단을 세워서 미루려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은주 제주도 시설관리공단설립준비단장은 시설공단 인력 확보 과정에서 공직인력의 '강제 전직'은 없을 것이고 희망자를 받아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단장은 "강제 전직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다만 불가피하게 업무가 공단으로만 넘어가며 (전직이 불가피한) 공영버스 공무직 운전원 분들은 현재 46명이 계신데, 2029년 되면 중간에 퇴직하는 분들도 있어 34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전직은) 희망자를 받을 것"이라며 "지금 그쪽으로 넘어갔을 때 지금과 똑같이 하면 누가 넘어가겠느냐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임금 체계 설계를 전문 기관에 의뢰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추가적인 공청회는 없지만, 이해 관계자들과 대화는 계획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민선 7기 도정 당시 타당성 용역을 거쳐 행안부로부터 조건부 승인까지 받았지만, 2020년 도의회 심의에서 최종 부결된 바 있다. 인력 및 재정 비효율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번에 5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공공시설 증가로 행정적.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관련 업무의 전문성과 지속성 결여, 이로인한 운영 효율성 저하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어 시설공단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 행정안전부 2차 협의와 도 설립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 조례 제정을 완료하고, 내년 7월 제주도 최초의 지방공단인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목표로 단계별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