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알고듣는 클래식](41) 리스트의 ‘위로’ 중 3번 (consolation No3)S.172
많은 사람들이 리스트를 화려한 작곡가, 바람둥이 작곡가, 여성편력이 많은 작곡가로 알고 있다. 또한 훗날 사제의 서품을 받고 신부가 된 리스트를 보면서 사람들은 쉽게 양면성의 리스트라고 말한다. 그러나 리스트가 가진 양면성, 성(Sacred)과 속(Profane)은 비단 그에게만 속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 일 것이다. 단지 리스트는 양면성의 모습이 그의 삶에서 쉽게 나타나 보였을 뿐이다.
작곡가 리스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필자의 막내이모다. 막내이모는 세살 때 부터 피아노를 쳤고 훗날 칠십 세 까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셨던 사람으로 오랫동안 필자와 음악 뿐 아니라 문학이나 철학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유독 리스트와 관계되서 막내이모가 떠오른 이유는 항상 리스트의 작품을 대할 때면 두려움부터 앞선다고 했던 까닭이다. 아마 리스트의 곡이 어려워서 그랬을 터인데 필자에게는 어쩐지 리스트가 가진 인간적 양면성이 먼저 생각났다. 인간의 양면성,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천사와 악마적 존재는 리스트의 경우 완전히 겉으로 불거져 나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다.
그런데 리스트가 가진 성(Sacred)과 속(Profane)의 개념은 그의 곡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리스트의 피아노곡집 <위로(consolations, S.172)>는 1849~1850년에 작곡된 6개의 소품들로 바이마르 초기 작품이다. 섬세하고 소박하며 시적인 심미안이 가득한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작품을 쓸 당시 리스트는 러시아의 비트겐슈티인 후작부인과 바이마르에서 사랑의 도피 중이었다. 당시 후작부인은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고 피부에 종기가 무수하게 돋는 난치병까지 앓고 있어서 매우 견디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은 리스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아직 이혼이 공식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의 유부녀와 바람이 났다면 단단히 속세의 정분일텐데 의외로 이때 작곡한 ‘위로’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성스럽기까지 하다. 어디 이 뿐인가, 바로 전의 마리 다구 백작 부인과 이태리, 스위스 등에 밀월여행을 다니면서 작곡했던 곡의 타이틀은 ‘순례의 해’다. 어느 누가 감히 유부녀와의 밀월여행을 순례에 비교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리스트는 소위 ‘괴짜’작곡가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면 결국 이는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잇는 성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리스트의 ‘위로’는 모두 6개의 피아노 소품으로 1849-1850년에 작곡되어진 섬세하고 달콤한 아름다운 곡이다..사랑하는그녀(비트겐수타인 후작부인)가 고통스러워하고 슬픔에 빠져있을 때 그녀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위로가 되어 주고자 6개의 곡을 작곡하게 되었다고 되어 있다. ‘위로(consolations)’라는 표제는 프랑스 작가 샤를 오귀스탱 생트 뵈브(Charles-Augustin Sainte-Beuve, 1804`1869)의 시에서 차용해 왔다고 하며, 부인을 지극히 사랑했던 리스트가 진심으로 연인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는 작품이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전체 6곡으로 구성된 피아노곡집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제3번이다.
1.기도
2.아베마리아
3.고독속의 신의축복
4.죽은자의기도
5.주의기도
6.잠에서깨어난 아기에의 찬가
큐알(QR)코드
정은실의 '알고 듣는' 클래식에서는 음악을 바로 들으실 수 있도록 큐알(QR)코드가 함께 게재됩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QR코드를 인식하고 화면에 나타나는 주소를 클릭하면 유튜브로 연결되고 플 레이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재생됩니다.
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칼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