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1억→5400만원' 낮춰 부과했는데...양돈장 다시 소송, 왜?
'가축분뇨 악취' 양돈장,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訴 다시 제기
양돈장측 "법원서 승소"...제주시 "과징금 액수 과하다는 판결"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제주도내 한 양돈장의 악취발생에 따른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해당 양돈장이 다시 소송을 제기해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당국은 법원 판결에 따라 과징금 액수를 낮춰 다시 부과했다는 입장이지만, 양돈장측은 과징금 처분을 다시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19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한림읍 소재 A양돈장측이 지난 2월 제주시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 양돈장은 제주도의회 양용만 의원(국민의힘, 한림읍)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이번 소송 제기 내용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까지 이뤄졌던 소송과 사건의 발단은 동일하다.
제주시가 2020~2021년 적발한 악취발생 사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5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따른 것이다. 최초 과징금은 1억원이었으나, 양 의원이 직접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1억원의 과징금 처분은 과하다는 취지의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자 이번에 과징금 액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다시 부과한 것이다.
그러나 양돈장측은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제주시가 개선 명령이 아닌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이번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제주시 당국은 악취 발생에 대한 처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원의 판결에 준해 과징금 처분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2라운드 법정공방은 최초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 취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의 바단이 되는 사건은 제주시가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양 의원이 직접 운영하던 양돈장(1만9467㎡ 규모)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악취 발생 사실이 두 차례에 걸쳐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첫 적발에서는 '개선명령 이행보고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개선 명령을 내렸는데, 양돈장측으로부터 개선명령 이행보고서를 제출받은 후 다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또 다시 기준치를 초과(희석배수 20)한 것으로 측정된 것이다.
이에 제주시는 '제주도 가축분뇨 관리 조례'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사용중지명령 2개월 처분을 하겠다는 취지의 사전 통지를 했다. 이후 제주시는 사용중지명령이 내려질 경우 원고가 양돈장에서 사육하는 가축을 처분하기 곤란한 점 등을 고려해 '사용중지명령 2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1억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원고측이 제기한 위법성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은 반면, 과징금 액수에 대해서는 원고측의 손을 들어줬다. 악취발생 기준치를 초과해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처분이 정도가 가혹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제주시가 처분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공익목적의 달성과, 원고가 입을 영업상 불이익 등을 비교할 경우 그 위반 정도에 대한 제재의 범위가 비례성을 상실할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인다"면서 "따라서 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처분에 따른 과징금 1억원은 가축분뇨법에서 정한 과징금 상한액에 해당하는 큰 금액으로, 이로인해 원고가 입을 불이익이 상당히 크다고 보인다"면서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서는 인용했다.
결국 제주시는 악취발생 양돈장에 대한 행정처분의 절차는 적법하게 수행하고도, '과징금 1억원'이라는 처분 수위 때문에 법적 다툼에서 판정패하는 결과를 안게 됐다. 이 내용은 지난 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에 제주시는 이 판결에 준해 과징금 액수를 절반 정도로 줄여 다시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했다. 이 방침은 지난해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예고된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제주시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은 제주시의 행정처분에서 다른 것은 문제가 없으나, 과징금의 액수가 과하다는 것이므로, 과징금 액수만 줄여 다시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시는 이번에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한다면, 해당 양돈장은 사용중지 처분도, 과징금 처분도 전혀 안받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다른 양돈장의 행정처분 사례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법원이 이번에는 어떤 판결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