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엽 의원 "단체관광 인센티브, '양보다 질' 중심 수정해야"

"쪼개기 등 중복신청 우려...관광 트렌드 역주행"

2025-06-10     홍창빈 기자
10일

제주를 방문하는 단체관광객들에 대해 파격적으로 경비 일부를 지원하는 내용의 '단체관광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제도가 제도적 허점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개별화 및 고급화 등 최근 관광 트렌드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이정엽 의원(대륜동)은 10일 열린 제439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얼마나 많이 왔느냐'보다 '얼마나 값지게 머물렀느냐'가 제주관광의 내일을 결정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지난 임시회에서 관광진흥 조례가 개정된 이후 올해만 47억 원, 향후 5년간 171억 원을 들여 단체·개별관광객 인센티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현장은 다르다. 5월 말 기준 내국인은 작년보다 10% 가까이 줄었고, 외국인은 늘었지만 1인당 하루 지출이 72달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례가 통과된 건 제도를 정비해 달라는 집행부의 시급한 SOS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도 "몇 가지 현실적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동창회가 여행사를 통하면 여행사와 단체가 동시에 지원을 받는 구조적 허점이 있다"며 "인원을 둘로 나눠 한도를 회피하는 ‘쪼개기’도 이미 타 지자체에서 적발됐다. 예산이 물 새듯 새어 나갈 수도 있고, 중복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행정력도 낭비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드렌드에 역주행하는 문제가 있다"며 "세계 관광은 개별화·고급화·전문화로 이동하지만, 우리의 예산 포커스는 여전히 ‘버스 몇 대’이다. 개별(FIT) 예산이 소폭 늘었어도 비중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성과 측정도 불투명하다"며 "방문객 수는 집계되지만 지역에 얼마를 쓰고 갔는지, 다시 제주를 찾는지에 대한 지표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예산 썼다'는 기록만 남고, '얼마나 효과가 있었나'는 물음에 답하지 못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인센티브는 제주도내 대형 숙박업소와 여행사로 쏠리고, 중소형 식당 및 체험업체는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이는 지역 경제 순환고리를 끊어내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인센티브 정책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수기 수요를 당겨야 한다는 절박함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돈이 들어가는 자리엔 반드시 ‘약효’가 따라야 하고, 약효를 보려면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객 수가 아니라 지역 소비액·재방문율·콘텐츠 참여도를 지표로 삼아 성과 기반 인센티브로 전환하라"라며 "인센티브 대상 숙박업소에 별점 하한제·현장 품질평가를 의무화해 '가격은 5성, 서비스는 2성'이라는 악평을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예산의 일정 비율을 골프·웰니스·MICE·탄소중립 관광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에 투입해 ‘양보다 질’ 중심으로 방향을 수정하시라"라며 "오늘 제안이 조례 시행령과 하반기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적극 반영돼, 이번 정책이 상처에 밴드만 붙이는게 아니라, 치유제가 되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