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배심원제 도입으로 교실 위기를 극복하자!

[기고] 송문석 / 서귀중앙여자중학교 교장 

2025-05-28     편집팀

현승준 선생님이 학부모의 민원에 운명을 달리했다. 장례식장에서 보게 된 상주가 된 어린 자녀가 아직도 눈에 선명하다. 지켜 주지 못해 어린 상주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또 학교 현장에서 마음고생하는 선생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떨고 있을 학생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글을 쓴다.

제도 도입만으로 교권을 보호하거나 학생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주도 교육청이 교사 민원 창구를 마련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창구만으로 문제 해결 기능이 생기지 않는다. 제주도 교육청은 민원창구 제도를 마련했지만 운영방식을 찾기 위한 실태조사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교육청 민원 대응팀이 신설되었음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현실 적실성이 없다. 제도 도입으로 교육청의 악성 민원에 대한 대응 조치는 서면사과와 재발 방지 서약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제도에서 교사는 다시 악성 민원에 시달릴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참을 수밖에 없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효과성이 없다. 제주도 교육청이 도입한 제도는 현실 적실성과 효과성이 떨어진다.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교사 민원을 학생 지도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 이견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 지도 이외의 민원도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확한 실태도 모른 채 교육청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로 넘어간다. 학생인권 실태조사가 매년 실시되고 있지만, 교권과 관련된 실태조사는 전무하다.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문제 해결 로드맵을 짤 것인지 고민할 수 있다. 

교육 배심원제 도입이 필요하다.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학교 위기가 드러났다. 그럼에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 지도 문제로 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대화 방식이 교사와 학부모, 학생에게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학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의 대화를 공적 대화 방식인 토론과 합의로 전환하고, 개인적 편견을 집단지성으로 바로잡고, 교육 주체

인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소통방식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공교육은 공공재(公共財)이다. 공공재로서 교육은 공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 모두의 공유물로 모두가 참여하며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학부모의 민원은 공적 경로를 통해 공공의 의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의 교육 제도는 이러한 공적 처리 절차가 부실하다. 아니 없다. 민원은 계속 교사 개인에게 전가된다.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는 계속 위험한 고통 속으로 내몰리지만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도 즐겁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공교육이 공공재라는 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집단지성이다. 집단지성은 한 개체의 능력 범위를 넘어서 집단이 힘을 발휘하는 지능이다. 집단지성은 요구와 대응의 과정에서 서로를 악마화하거나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공생적으로 이끈다.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틀, 교육 배심원제이다. 교육배심원제는 현재의 학교 위기를 구성하는 개인적 편견, 사적 대화 체널과 사적 대화 방식을 집단지성으로 극복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일선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교육 배심원제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이유이다. 

교육 배심원제는 학부모나 교사가 제기하는 민원을 배심원단이 심의하고 그 결과를 학교와 학부모에 권고하는 제도이다. 배심원단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학부모와 교사로 구성하고 필요할 경우 학생도 참여시킬 수 있다. 교육 배심원제는 교육 구성원 전체의 합의 형식으로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학교, 학부모 모두 쉽게 수용할 수 있다. 

학교 교육 혁신해야 한다. 

송문석

인간은 각자 다르게 태어난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 속에서 각기 다른 특기와 관심 사항을 갖게 된다. 획일화된 교육과정 틀 속에 학생을 가두어 두려고 하기 때문에 학생은 행복하지 못하다. 우리는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행복하고, 그래서 학부모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학교 교육 혁신해야 한다.

공공재로서 공교육은 학교 교육을 바꾸는 혁신에 응답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변화까지를 읽어내면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한 노력, 그것이 교육혁신이다. 이제 교육혁신을 위해 깨어있는 교사, 학부모가 함께 손잡고 나서야 한다. <송문석 / 서귀중앙여자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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