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도지구 SK저유소, 40여년만에 이설 협의 본격화 되나
제주신항 항만부지 연계 이설 구상 공개...새로운 전환점
2035년까지 항만배후부지에 유류부두 4만8400㎡ 규모 건설
오영훈 지사 "저유소, 항만이설 협의 진행할 것"...SK측 입장 주목
오랜 난제였던 제주시 일도지구 SK저유소(SK제주물류센터)의 이설 문제가 40여 년만에 공식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제주신항 건설계획과 연계해 SK저유소 이전 협의를 위한 구상안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8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변경 고시된 제주신항 건설계획과 연계해 SK저유소 이전 협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행정기관에서 이설 협의 진행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1982년 SK저유소가 설치된 후 43년만이다. 그동안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서 SK저유소 이전은 공약으로도 자주 제시됐으나, 진전은 없었다. 일방적 이설 촉구만 이어졌을 뿐, '대안'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에는 일도2동 삼주, 신천지 1.2차, 혜성대유, 수선화, 우성1.2차, 대유대림, 성환, 대림1.2차 아파트 입주자들로 구성된 '일도지구 아파트 입주자 대표자 연합회'가 주민 2043명의 서명을 받이 'SK저유소 이전 진정서' 제주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 오 지사의 이설 추진 언급은 구체적 안을 갖고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어서, 일도지구 시민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크게 하고 있다. 이설 논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오 지사의 구상은 신항 건설계획의 배후부지 조정을 통해 가시화됐다. 지난 7일자로 고시된 변경 계획은 2035년까지 총 3조 8278억원(민자 1조 3025억원)을 투자해 15만톤급 크루즈부두 3선석과 22만톤 급 1선석, 잡화부두 3선석, 유류부두 1선석 등 접안시설과, 80만9000㎡의 배후시설 건설을 핵심으로 한다.
해상 매립을 통한 총 개발 면적은 126만7800㎡로 제시됐다. 이 중 항만부지는 45만8700㎡, 배후부지는 80만9100㎡이다.
종전 2019년 고시한 계획과 비교해보면, 2040년까지로 돼 있던 사업 기간은 5년 앞당겨졌고, 사업비는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크루즈 부두 4선석은 그대로지만, 여객부두 9선석 대신 잡화부두와 유류부두, 관리부두로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유류부두'이다. 배후부지를 인접해 항만시설의 외곽쪽에 위치한 유류부두는 4만8400㎡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오 지사는 이 유류부두가 건설하면 SK저유소를 이곳으로 이전하도록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지사는 도정질문에서 원화자 의원(국민의힘)이 SK저유소 이전대책에 대해 묻자, "제주신항 건설계획에 유류부두가 포함됐다는 것은 LPG 저장 탱크라든가 주유소 관련 유류 시설들을 확충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도지구 SK저유소의 경우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SK에너지 측과 협의가 필요한데, 협의를 통해 저유소를 이전하고, (이 부지가)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일도지구가 최근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는 상황이었는데 저유소 이전을 통해 정주 여건이 개선되는 공간으로 새롭게 도약하기를 기대한다"면서 "SK가스 저유소 이설 문제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안에 진행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신항개발 추진과 더불어, 구체적 협상안을 갖고 SK측과 저유소 이설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어떤 방식으로 협상에 나서지도 주목된다. 오 지사는 지난 해 4월 열린 도정질문 답변에서 신항만 배후 부지의 공간이 확보된다는 것을 전제로 이설 협의 방법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오 지사는 "배후 부지는 민간 차원에서 개발하도록 돼 있는데, SK가 이 배후 부지와 해당 시설에 대한 교환 또는 매각 후 인수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즉, 유류부두 공간과와SK저유소 부지를 서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추진할 수도 있고, 부지를 매각 후 인수하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항 개발 완공 목표시점이 203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설 준비와 실제적 이전 작업은 10년이란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SK에너지측의 입장이다. 민간 기업인 SK에너지측이 이설 의향이 전혀 없고, 현재의 자리를 고수한다면 제주도정으로서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오 지사의 이전 구상에 대해, SK측이 어떤 입장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