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행정시장 직선제, 헌법과 불합치한 제도"
한동수 의원 도정질문 "기초단체 도입보다 실현 가능성 높아"
탄핵정국으로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지연되면서 '민선 9기 기초자치단체 출범'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에서 행정시장 직선제를 우선 추진한 뒤 단계적으로 기초자치단체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반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헌법과 불합치한 제도"라며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오 지사는 8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437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은 "작년 7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해 중앙정부에 주민투표를 제안했으나, 중앙정부의 적극적 찬성을 이끌지 못했다"며 "오히려 제주시 행정구역 쪼개기에 대한 이견(異見)이 반영된 제주특별법 개정안 발의, 12.3 내란(계엄)에 따른 권한대행 비상운영에 의한 국정의 무의사결정 상태로 기초자치단체 도입 로드맵은 애초 계획한 일정보다 1년 가까이 늦어졌다"고 말햇다.
이어 "6월 3일 조기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과거 문재인정부의 사례에 비춰보면 국무총리 임명동의절차에 약 4주, 행정안전부장관 임명과정 역시 최소 약 2주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기본적인 업무 파악과 각 부처의 정책교감을 고려하면 주민투표 실시요구는 빨라도 7월말이나 8월에나 가능하며, 이 경우 실제 주민투표는 9월말, 10월이나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여기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단 2~3달의 기간동안 ‘광역의회 절반수준의 선거구 감축’‘기초자치단체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라는 새로운 선거구에 대한 도민설명과 선거구획정은 도민사회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반복되는 어려운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내년 7월 기초자치단체가 출범할 경우 서제주시․동제주시․서귀포시만의 별도 조직, 인력, 재정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그에 따른 국비지원, 지방교부세 조정 등 예산확보가 필수적인데, 조기대선으로 인한 정권교체기에 오는 9월에 제출되는 2026년 정부예산안에 국비 예산을 반영하는 사전준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이렇게 사실상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 도입은 장기과제로 넘기자"라며 "현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행할 수도 있고, 기초의원 선출과 기초의회 구성에 관한 주민 반감도 해소할 수 있는 정당 공천을 배제한 행정시장 직선제 추진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시장 직선제는 공직선거법, 지방자치법, 제주특별법의 법률개정이 필요하지만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초의원 선출에 반감이 많은 주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울러, 작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제주도와 지역국회의원에게 행정시장 직선제를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며 "이 전 장관이 행정시장 직선제를 제안했다면 정당공천을 배제한 선도적인 자치분권의 선도모델을 마련할 수 있고, 기초자치단체 도입보다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그동안 민선 5기에서부터 민선 7기까지 두 차례에 저희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도 개선을 통해서 행정시장 직선제를 추진해 본 바가 있다"며 "그렇지만 당시 정부와 제주지원위원회 모두 불수용 결론이 났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2023년에 진행된 공론화 과정에서 도민들은 온전한 법인격과 자치권이 있는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개편의 대안으로 선정했고, 행개위가 최종 권고해 도민의 뜻을 존중해 추진하고 있다"며 "헌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라고 규정이 돼 있다. 이에 따라 기초의회를 구성하지 않으면 자치단체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에 따른 기초의원 선거를 통한 기초의원들로 기초의회가 구성되지 않았음에도 기초자치단체의 의사결정 등 의회 핵심 기능을 도위에서 수행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리에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상민 전 장관이)면담 자리에서 의견을 제출한 바는 있다"며 "제가 '헌법에 불일치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