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북로 벚꽃거리 명칭 논란...왜 특정단체 이름이?

3.5km 벚꽃거리 가로등 배너마다 '○○○○ 벚꽃거리' 깃발 내걸어
'자매결연 도로' 표지판 설치 후 이뤄진 단체이름 깃발에서 논란 초래
해당단체 "자매결연도로 홍보하려는 의도였는데, 깃발에서 오해의 소지"

2025-04-08     윤철수 기자

제주시 한북로 벚꽃 거리를 특정 단체 이름으로 명명하는 것을 유도하려는 듯한 깃발이 일제히 내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오등동 온난화농업센터 삼거리로 이어지는 한북로 3.5km 구간에는 벚꽃 개화가 절정을 이룬 최근 '○○○○ 벚꽃거리'라는 노란색 깃발이 내걸렸다. 

가로등 배너를 내걸 수 있도록 돼 있는 기둥마다 거리명칭 및 단체 명칭을 담은 깃발이 꽂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한북로 벚꽃거리는 제주대학교 진입로 벚꽃 거리와 연결되면서 개화 시기만 되면 연분홍 물결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 개화시기에 맞춰 '○○○○ 벚꽃거리'로 명명한 깃발들이 내걸리면서 명칭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온난화농업센터 삼거리 쪽에는 예전 표지석이 있던 자리에 '○○○○ 자매결연 도로' 표지석이 새롭게 정비되고, 그 옆에는 표지판까지 더해졌다. 표지판 설치 시기는 '2025년 2월23일'로 돼 있다.

표지판에는 "2001-2002 회기에 제주시와 합동사업으로 한북로에 제주 원산지 왕벚나무 거리를 조성하여 '○○○○ 자매결연 도로'로 명명하였다. -중략- ○○○○자매결연 도로를 영구히 보존, 관리하기 위하여 ○○○○상 표지판을 세우다."라고 쓰여져 있다. 

표지판의 내용을 그대로 유추해 본다면, 2001년부터 2002년 사이 이 단체가 제주시와 합동으로 왕벚나무 거리를 조성했고, 이에 따라 '○○○○ 자매결연 도로'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해당 단체는 올해 표지판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전 구역에 깃발을 내거는 방식으로 '○○○○ 벚꽃거리'라는 명칭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제주시

그러나 내걸린 깃발을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시민 ㄱ씨는 "휴일(6일)에 벚꽃 절경을 보면서 잠시 내려 사진을 촬영하는데, 어느 위치에서도 군데군데 보이는 노란색 깃발이 '옥의 티'가 아닐 수 없었다"면서 "사진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깃발에 쓰인 내용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관할 행정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명명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 벚꽃거리라는 명칭을 붙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후, "마치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 벚꽃거리'라고 부르도록 강제로 인식을 주입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깃발을 내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한북로 인근에 거주하는 ㄴ씨는 "거리 명칭을 정한다면 최소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의사는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주시청은 도대체 왜 이런 깃발을 내걸도록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에서 도로변 왕벚나무를 가꾸는데 일조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공헌활동 차원이지, 어떤 보상을 받기 위한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아무리 도로 가로수를 관리하는데 기여한 공이 크다 하더라도 거리 명칭까지 욕심을 내는 건 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북로에

이번 '거리명칭' 논란과 관련해, 제주시 당국은 곤혹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의 한 관계자는 "처음 가로수를 조성할 때 협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고, 그동안 해당 단체에서 지속적 봉사활동을 통해 관리를 해 온 것은 사실이다"면서 "표지석과 표지판도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점용허가를 받고 설치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가로등 배너의 깃발은 '환경정비 및 봉사활동' 내용으로 허가를 받아 내걸린 것인데, 단체명이 들어간 거리 이름을 내걸면서 민원 등이 있어 모두 철거하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밝혔다. 환경정비와 봉사활동 내용의 가로등 배너 허가를 받은 후 '○○○○ 벚꽃거리' 깃발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이번 명칭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될 소지가 있어, 이번 기회에 제주시 당국이 거리 명칭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자매결연도로 홍보하려는 의도였는데, 깃발 문구에서 오해의 소지"

한편, 해당 단체 관계자는 8일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깃발과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단체에서 2001~2002년 제주시와 자매결연 협약을 맺어 왕벚꽃을 식재하고 가꾸기 시작했다"며 "그로부터 24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펴면서 관리를 해 왔는데, 이 활동의 내용을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활동 내용을 담은 표지판을 세워 현판식을 가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희 내부에서는 그동안의 봉사활동의 성과를 들어 1년에 한번 정도,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한달정도 표지석의 내용처럼 '자매결연도로'라는 것을 알려야 하지 않지 않겠나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래서 올해 표지석 세척과 표지판 설치, 그리고 한달 정도 홍보 깃발을 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햇다.

그는 "가로등 배너에 내건 깃발은 당초 '자매결연도로'라고 기재할 예정이었으나 글자수가 많아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 자수를 줄이면서 하다보니 '○○○○ 벚꽃거리'로 전하게 된 것"이라며 "이 부분 때문에 거리 명칭을 단체의 이름으로 명명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깃발은 모두 철거하니,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