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들 "구럼비 발파 13주기, 계속 함께 싸울 것"

2025-03-07     홍창빈 기자
지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강정친구들, 강정평화네트워크는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안가의 구럼비 바위 발파 공사가 시작된지 13주기를 맞는 7일 공동 성명을 내고 "보이지 않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구럼비와 계속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구름처럼 펼쳐진 너럭바위, 구럼비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장소이자 강정의 심장이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고, 자라는 내내 가까이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여기에 온갖 불법 폭력 다 끌어모아 해군기지를 지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방법으로 빼앗겼다. 해군기지로부터 당연하게 여겨왔던 공기같은 일상을 빼앗긴 다음에야 우리는 그것이 ‘평화’였다고 고백한다"며 "이제 ‘구럼비’란 잃어버린 모든 것의 이름이고, 되찾아 회복해야 할 모든 일의 이름이다. 하여 우리는 빼앗긴 날의 좌표에 서서, 빼앗긴 것의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를 전승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구럼비와 계속 함께 싸우기 위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그리고, 2012년, 3월 7일 새벽 3시.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강행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강정마을 구럼비 폭파가 시작됐다"며 "최소 두 달간 지속된 발파에 수많은 동식물들이 학살됐다. 구럼비에서 수 킬로 떨어진 곳, 방바닥 밑에서도 감지된 진동은 충격을 주었고 닥쳐올 미래를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럼비는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아름다운 장소였다"며 "그것을 빼앗긴 우리는 하나의 지역적 산물로서 구럼비를 고정시키지 않고 같은 서사로 반복되는 아픔과 저항의 이름으로 곳곳에 연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과거의 파괴에 구속되지 않고, 스스로를 저항하는 구럼비로 부르며, 이로부터 출발해 반복되는 미래가 나타나지 않도록 우리 곁의 구럼비들을 살피고자 한다"며 "끔찍한 신자유주의와 군사주의 폭력 상황으로 고통받는 세계의 섬들과 지역과 사람들과 계속해서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 ‘구럼비 발파’의 경험이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돌아올 모두의 평화로 지속될 수 있게 하자"며 "무너지는 세상에서 존엄을 잃고 불안해하며 삶의 위협에 떨고 있는 존재들이 연대의 손길에 닿도록 하자. 그것이 ‘사랑’이며, 그 자체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