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비용' 제주종합스포츠타운, 상업시설 위주? 리모델링만?

제주도의회 문광위, 종합스포츠타운 용역 결과 보고
도의회 "특정종목, 상업시설 중심?", "시외권 조성안 안돼나?"
제주도 "문화체육 복합 공간 조성...집단지성 활용해 결정"

2025-02-21     홍창빈 기자
종합스포츠타운

건설된지 35년 된 제주종합경기장을 허물어 전면 재설계하는 내용의 '종합스포츠타운' 건립계획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시된 계획상 체육시설보다 상업시설이 위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21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35회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종료된 '종합스포츠타운 타당성‧경제성 검토 및 기본계획수립 학술용역'에 대한 결과 보고가 진행됐다.

◇ "특정종목 독점 우려...상업시설 위주?"...제주도 "3개안 중 집단지성 활용해 최종 결정"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두화 의원(비례대표)은 "경기장은 도로나 상하수도와 같은 필수 인프라라고 생각된다"며 "만약 이 용역대로 경기장이 건설이 될 경우에 특정 종목만 독점하는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심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도민사회는 화려한 경기장이 아니라, 체육인과 시민 전지 훈련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경기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지금 보면은 민자 유치를 위한 상업 시설 위주가 그렇게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용역을 수행한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는 "주경기장의 복합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센터는 여러 가지 시설로 구성돼 있다"며 "수영장과 함께, 제주도에 문화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대규모 스포츠 컨벤션센터를 넣어 평소에는 생활체육공간으로 쓰다가 스포츠 대회 또는 문화행사 등에 쓸 수 있도록 복합 공간들이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폭염과 폭우 등 예상할 수 없는 기후변화가 있어 대부분 지붕을 개폐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운동장은, 스포츠나 대규모 콘서트를 유치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축구 경기장을 인조잔디로 조성할지, 천연잔디를 조성할지 여부를 물었고, 김 교수는 "다양한 콘서트나 생활체육 중심, 수익사업 중심, 재원 등을 고려하면 인조잔디가 맞다고 생각한다

21일

다만 김 교수는 "천연잔디는 1년에 20억원의 유지.보수비가 들어가는데, 제주도의 체육예산을 보면 무리가 되는 금액"이라면서도 "천연잔디를 깔면 제주SK FC가 한번씩 공식 경기를 할 수 있고, 국제 경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안과 2안, 3안이 있는 이유가 재정 때문"이라며 "1안은 민자를 많이 유치하고 복합시설로 가는 것이고, 2안은 부지를 기업에 유치하고 그 수익사업으로 체육시설을 짓는 것이며, 3안은 너무 노후화된 종합경기장과 체육관만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에 300만명 정도가 이용한다면, 신제주와 구제주의 중앙권에 있는 이 스포츠타운이 하나의 경제 권역을 형성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구시가지의 노후화되고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변의 정주여건들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 생각한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은 최대 수용 능력이 10만명이지만, 52개 출입문을 통해 15분 만에 전원 퇴장할 수 있다"며 "스포츠타운은 실내 지하에 면세점이 있고, 축구 등 인원이 밀집된 상태에서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용역은 그 부분을 다루는 실시설계 용역은 아니다"라면서도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방시설을 상주시키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이번 용역 과정에서 체육회 등 전문가들과 워킹그룹을 운영했고, 지금 결과가 나왔다"며 "차후에는 범위를 확대해 집단지성을 살려 여러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특정안 염두? 스포츠시설에 민자유치 가능성 의문"..."긍정-부정 측면 혼재한 상황"

이어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대진 의원(동홍동)은 "요약본을 보면 1~3안 중 1안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도적으로 1안에 포커스를 맞춘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김 교수는 "저는 1안을 배제하는 생각이다. 저는 2안이나 3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2안은 야구장 부지를 주고, 절차를 거쳐 상업시설로 바꿔 매각이나 임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야구장 부지 정도면 대기업이 들어와 복합상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그 여력에서 나오는 돈으로 나머지 육상경기장 등 체육시설이나 복합시설, 수영장 리모델링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3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김 의원은 "용역에서 제주도가 어떤 시설을 집어넣으라는 요구가 있었는가"라고 물었고, 김 교수는 "그렇다. 초안에는 경기장 중심으로 논의했는데,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합치고, 요구사항이 늘다 보니 예산도 늘어났고, 공사 단가가 5년 전 3.3㎡당 200만원이었다면, 지금은 360만원 정도로 늘면서 계산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금액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타지역에 스포츠타운에서 민자유치 성공 사례를 물었고, 김 교수는 인천에서 복합야구장과 복합단지에 대기업이 투자해 건설중인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긍정적인 면은, 아직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것"이라면서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고, 지역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관광산업이 침체돼 유동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도지사 공약이지만, 실현 가능성 의문...시외권 이전은 불가?"

고태민 위원장(국민의힘, 애월읍갑)은 "과거에도 종합경기장 시설 개선을 위해 두 차례 용역을 진행했고, 이번이 세번째인데 결과물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도지사의)선거를 위한 공약이라고 판단해도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 "앞선 두 번의 용역 중 한번은 이전을 해야 한다고, 다른 한번은 시설을 개보수해야 한다고 나왔는데, 이번에는 시설 개보수를 해야 한다고 그런다"라며 "이 과정에서 제주시민, 도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김 국장은 "그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이유는 재정, 돈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고 위원장은 "(이 사업을 통해)우리 도민들은 현 시설을 바라는건지, 이전해야 하는건지,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인지 방향이 설정돼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교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시민들은 대부분 철거 및 리모델링을 제시했다. 새로운 체육시설 부지에 건립하자는 의견은 약 14%였다"며 "지난 2022년 의회에서 용역을 통해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현 위치에서 문화엔터테이먼트와 스포츠가 접목된 시설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도지사 공약으로는, 내년 6월까지 국비 40억원 등 282억원을 들여 노후 스포츠 시설을 정비하겠다고 한다"며 "그런데 이번 용역안 중 가장 적은 액수가 1953억원이다. 마련할 방법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국비 지원은 해당 조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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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고 위원장은 "그러면 이 땅을 팔고 (종합스포츠타운을)옮기는 것은 어떤가"라고 물었고, 김 교수는 "이전도 검토를 했는데, 옮기는데 약 16만㎡~23만㎡의 부지가 필요하고, 대부분 자연녹지 지역으로 환경영향평가 통과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다시 "도시계획의 자연녹지 지역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외곽으로는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교수는 "지금 해당 부지가 고도제한이 25m로 묶여 있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조성이 쉽지 않다"며 "건설사 관계자들을 만나봤지만, 인기가 있는 땅은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답했다.

고 위원장은 "공약은 정말 잘 관리해야 한다"며 "임기 내에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볼때 불가능한 내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주시에서)멀리는 아니더라도, 2~3km 정도만 외곽으로 나가도 스포츠타운을 멋있게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시 뿐만 아니라 서귀포시 주민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제주종합스포츠타운 조성 타당성 용역, 제시된 3개안 내용은?

한편 조선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용역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를 종합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과 그 경제성에 대한 검토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용역진은 3개 방안을 제시했는데, 모두 기본적으로 종합경기장을 철거해 그 자리를 활용하는것이 핵심이다.

사업비가 8447억원이 제시된 1안과, 5655억원이 제시된 2안은 민자유치를, 1976억원이 제시된 3안은 도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 중 3안의 경우 사실상 종합경기장 및 한라체육관 2개 시설만 재건축하는 방안으로, 최소한의 스포츠기능이 살아있는 스포츠타운 기능 유지가 목적으로 제시됐다.

반면 1안과 2안의 경우 현 종합경기장 및 한라체육관 부지에 복합 엔터테인먼트센터를 건립하고, 경기장 및 수영장 등 나머지 체육시설을 리뉴얼 하는 방향으로 구상됐다.

1안 및 2안과 관련해 조성되는 체육시설로는 △축구장(공인) △야구장 △수영장(공인) △체육관(공인) △육상경기장(공인) △재활센터 △배드민턴장 △탁구장 △태권도장(훈련장) △조깅트랙 등이 제시됐다.

용역진은 민간 자본 유치가 가능한 민자시설로 △면세점 △백화점 △전통시장 △스포츠용품매장 △스포츠호텔 △아웃렛 △쇼핑몰 △유통시설 등을 제안했다.

문화.커뮤니티 시설로 △대형 콘서트장 △도서관 △강당 △컨벤션시설 △야외광장 △푸트코트 △스포츠공원 등을 제시했다.

1안과 2안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야구장'의 존치 여부로 나타났다.

1안에서는 야구장을 존치하는 가운데 부분철거 및 리뉴얼하고, 복합 엔터테인먼트 센터에 호텔 등 각종 시설을 배치했다.

1안과 관련해 도미와 민자를 함께 투입할 경우 경제성(BC)은 0.75였으나, 민자만 투입할 경우 1.19로 제시됐다.

2안에서는 야구장을 철거해 상업용지로 전환한 후 기업에 임대하는 방향으로 구상됐다. 다만 이 경우 복합엔터테인먼트센터에서 상업시설을 다수 제외하고, 호텔 대신 선수용 스포츠텔을 배치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2안의 경제성은 도비와 민자를 함께 투입할 경우 0.6970, 민자만 투입할 경우 0.7747로 제시됐다.

용역진은 이밖에도 면세점 유치를 위해 공항까지 단독으로 이어지는 이동수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헤드라인제주>

사진=종합스포츠타운
사진=종합스포츠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