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굴' 제주 신천목장 일대에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논란

신천목장 12만㎡ 부지에 대단위 휴양리조트 등 건설
환경단체 "개발입지 부적정...전략환경평가 부동의 하라"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사업자 '협의 완료' 거짓 주장"

2025-02-12     윤철수 기자

제주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한 천연용암동굴인 마장굴이 자리한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신천목장 일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300년 역사의 제주 대표 우장(牛場) 공동목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데다, 해안가 입구가 형성된 마장굴 상부에서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천연동굴 훼손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업 입지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제주시트러스PFV(주)가 시행하는 이 사업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26번지 일대 12만891㎡ 부지에 대단위 휴양리조트를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약 5023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 12월까지 숙박시설(휴양콘도미니엄)과 식물원 및 아트갤러리 등 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조만간 이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협의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천목장

그러나 입지 적정성을 놓고 논란은 커지고 있다. 

사업부지 내에는 길이 590m 규모의 용암동굴인 마장굴이 위치해 있다. 2023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마장굴 동굴의 바닥은 양배추 꽃모양의 아아용암과 부분적으로 새끼줄용암이 발달하며, 용암유선과 용암내각 구조가 잘 발달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사업 부지가 하수처리 구역 외 지역이고,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목장 지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즉각적인 사업 추진 중단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제주도 전략환경향평가에 대해 '부동의'를 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300년 역사의 제주 대표 우장(牛場) 공동목장 사라지고, 제주 유일 해안가 입구가 형성된 마장굴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신천리목장 개발사업에 대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먼저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신천리 목장의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신천리 목장은 그 자체로 제주도 목장사(牧場史)의 중요한 문화재와 다름없는 곳이다"며 "기록에 따르면 조선 정조 때 국영목장으로서 별도의 관리자를 두어 소를 키웠고, 조정에 진상할 말들이 육지로 가기 전에 머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776년에 제작된 제주삼현도에는 천미장(川尾場)으로 부르고 있고, 목장 내 동굴이 있음을 표기해 놓기도 했다"며 "1872년 제주삼읍지도에는 우장(牛場)으로 표기가 되는데, 소를 기르는 목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예정지가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에 해당하고, 상수도 공급능력이 부족해 개발 입지로 부적정하다는 점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사업계획에 따르면 오수량은 1일 312톤이 발생하고, 총 용수 수요량은 1일 481톤으로 산정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사업 시행으로 개인하수처리시설을 통해 방류수를 인근 해양에 배출할 경우 마을어장의 오염을 크게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자의 '거짓 주장'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사업자는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와 협의를 해 공공하수도로 연계처리하게 되었다고 주장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도 오수처리계획에서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하수처리구역으로 편입 후 공공하수도로 유입해 연계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협의되었다고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제주도 담당부서에 확인한결과 협의가 되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업자가 '거짓 설명'을 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거짓 기술을 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사업자는 주민 반발을 우려해 거짓으로 주민들에게 제주도와 협의가 완료되었다고 했고, 거짓 전략환경영향평가서까지 만들어 제주도에 제출한 것"이라며 이 사업에 대한 부동의를 촉구했다.

마장굴 훼손 우려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사업부지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천연용암동굴인 마장굴이 분포하지만, 이를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개발사업이 계획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업자가 마장굴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대안은 동굴 경계로부터 약 10m의 완충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전부다"고 지적했다.

또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신천리 목장과 나란히 붙어있는 바로 옆 신풍목장은 온천개발을 목적으로 사업계획단계에 있다는 점이다"고 전제한 후, "이마저도 개발된다면 제주도 해안가에 있는 유일한 공동목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사업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