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고지증명제, 결국 전면 개선한다...'소형.1톤트럭 제외'
제주도,차고지증명제 개선안 공개...'폐지' 대신 '전면 개선' 가닥
소형.경형.1톤이하 트럭 적용대상 제외...교통약자 차량도 면제
공영주차장 연간 임대료 50% 인하...거리조건.임대기간 등 완화
서민 차별 논란과 함께 실효성이 없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혹평 속에 폐지 요구가 분출되고 있는 제주 차고지증명제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고가 폐신 대신 불편사항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수습에 나선다.
차고지증명제 적용대상 전면 확대 2년 만에 소형과 경형, 1톤 이하 트럭 등에 대해서는 차고지증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중증장애인 등의 교통약자 차량에 대해서도 차고지증명이 면제된다.
지난해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차고지증명제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 진행해 온 제주특별자치도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차고지증명제 전면 개선안을 마련해, 자치법규 개정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선안은 경형․소형자동차(1톤 이하 화물차 포함)와 제1종 저공해차량(전기차, 수소차)이 차고지증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내 경형 자동차 4만 2776대, 소형 7만 207대, 중형 이상 저공해 차량 2만 1816대로 총 13만 4799대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다자녀가정 소유 자동차 1대(4만 591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소유 자동차 1대(6000가구)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또는 보호자 소유 자동차 중 1대(1만 1652명)도 추가로 차고지증명을 면제할 계획이다.
다자녀 가정은 '제주도 출산영향평가 및 출산장려지원 조례'에 따라 2명 이상(1명 이상 19세 미만)의 자녀를 출산 또는 입양해 양육하는 가정이 해당한다.
이와 함께 차고지증명제 관련 도민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도 실시한다.
우선 차고지 확보 허용거리가 주민등록 주소지에서 반경 기존 1㎞에서 2㎞로 확대되며, 차고지를 1면만 조성할 경우 바닥 포장과 주차구획선 표시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차고지 임대차 계약도 최소 1년 이상이던 기간 제한을 폐지해 실제 사용기간만큼 계약이 가능해진다.
신차 출고 지연 상황 등을 고려해 차고지 증명 사전신청 유효기간도 60일에서 90일로 연장했다.
상속·증여 등 자동차 소유권 이전 시 차고지등록 시점도 기존 소유권 변동 시점에서 소유권 이전 후 3개월 이내로 완화했다.
도내 등록 차량이 도외에서만 운행할 경우 유예기간 최대 2년 제한도 폐지되며, 도외운행 증빙서류는 6개월 단위로 제출하면 된다.
동일 공영주차장 임대기간을 현행 최대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공영주차장 임대 가능 비율도 주차면수의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고지증명용 공영주차장 연간 임대료(동 90만원, 읍면 66만원) 50%를 인하하는 것은 조례개정이 완료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임대 잔여기간이 남은 경우 반납절차가 추진된다.
제주도는 이러한 개선사항을 반영한 '제주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과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1월 초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도민의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하면서도 차고지증명제의 근본 취지를 구현하는데 역점을 뒀다"면서 "탄소중립과 안전한 주차환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고지증명제는 교통난과 주차난 해결을 위해 지난 2007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에서 처음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2007년 대형차량에 한정했다가 2017년부터는 중형차까지 확대됐다. 2022년부터는 경.소형 차량까지 등록 대상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 후에도 차량 등록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차량 억제라는 시행 효과가 반감되고, 결국은 서민, 청년들만 옥죄며 쥐어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더욱이 이 정책 시행 후 차고지를 마련할 방법이 없는 무주택 서민들에 대한 대안적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차고지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인근 공영주차장의 1년 단위 정기주차 요금을 별도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 금액도 만만치 않다. 차고지 증명용 공영주차장의 1년 요금은 동(洞) 지역은 90만원, 읍.면지역은 66만원이다. 이는 중.소형 자동차 소유자가 연간 납부하는 자동차세 금액보다도 갑절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사실상 '세금 폭탄'으로 불리는 이유다.
집 없는 무주택자와, 원룸 등에 사는 청년 등에 대해서는 차를 사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어, 폐지 요구 및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은 있어도 차고지 공간이 없는 원도심 주민들에도 압박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주택 임대 등의 거래에서 차고지증명제 때문에 원도심 지역을 회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차고지증명제가 당초 시행취지와 달리 차량 억제 및 주차난 해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집 없는 서민들과 청년들에 대한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서민과 청년층은 물론 제주도의회에서까지 '폐지론'이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차고지 증명제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살기 좋은 제주도 만들기'는 헌법재판소에 차고지 증명제의 위헌성에 대한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차고지증명제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산권,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가 이번에 전면 개선책을 마련해 내놓았는데, 반발하는 시민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또 헌법재판소의 차고지증명제 위헌성에 대한 판단이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