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청년센터장 인선 논란 확산...시민단체도 "즉각 취소하라"

사실상 '낙점'하고, 채용절차 공정성 논란...적격성 문제까지
청년채용 공정성 '불신' 증폭...민선8기 청년정책 흐름 '찬물'
"부적절 인물에게 맡긴 청년정책, 청년들에게 버림받을 것"

2024-12-28     홍창빈.원성심 기자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정책과 관련해 중추적 역할을 맡는 제주청년센터가 센터장 채용을 둘러싸고 큰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대선 당시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청년 명단'을 허위로 만들어 공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최종 합격자로 발표된데 따른 것이다. 
 
제주청년센터는 제주청년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 플랫폼으로, 민선 8기 도정에서 추진하는 청년정책의 현장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최근 1년 임기의 센터장과 팀장을 새롭게 인선하기 위한 공개 채용 과정에서 터져나왔다. 수탁 운영기관인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지난 27일 신임 센터장 공모에서 이모씨가 최종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개채용 절차는 수탁기관에서 진행은 했으나, 특정인 낙점은 제주도정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게 지방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초 지난 23일 실시될 면접 대상자는 3명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사전에 낙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접 포기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채용 절차가 사실상 특정인을 내정하고 요식적으로 이뤄지면서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내정된 이씨는 불과 몇 년전 지방정가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선거 범죄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여서 적격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실제 내정자인 이모씨는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청년 명단을 조작해 허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 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1219명 청년들이 지지 선언을 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40여명 만이 실제 지지의사를 밝히고 나머지는 무단으로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처럼 공개채용 과정의 공정성 문제는 물론 적격성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청년 활동가들의 네트워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청년들의 불만은 크게 분출되고 있다.

도내 한 청년 ㄱ씨는 "전과가 있다고 영원히 아무런 역할도 못하게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들의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인사가 청년센터장을 맡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청년 ㄴ씨는 "선거 당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청년을 이용한 사람이 제주도의 청년정책을 청년들에게 전달하는 핵심 기관의 수장을 맡게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시민단체 "제주도, 센터자 임용 후보자 내정 즉각 취소하라"

시민사회단체도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청년 명단 조작' 전과자에게 청년정책 맡길 수 없다"면서 "제주도는 제주청년센터장 임용 후보자 내정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제주청년센터를 이끌어갈 신임 센터장에 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을 내정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이씨는 제주청년 명단을 조작해 허위 공표한 사실로 벌금형을 받은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씨는) 이후 2019년에는 제주청년정책심의위원으로 선정되었지만, 과거 행적에 대한 논란과 도내 청년들의 반발로 결국 해촉됐다"며 "당시 제주도는 유감을 표하며 청년 정책 신뢰 회복을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듯 과거에 논란을 빚었던 인물을 제주청년센터장에 임용하는 것은 청년 눈높이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인사다"며 "제주청년센터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이 그토록 없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만약 이대로 센터장 임용을 강행한다면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청년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는 것을 넘어 깊은 분노와 공분을 자초하는 실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주청년센터는 청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운영하며, 제주청년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그런데 과거 청년 명단을 무단 도용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 센터장으로 임명된다면 센터 운영의 공정성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우리는 제주청년센터장 임용 후보자의 내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경제통상진흥원에 촉구한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청년센터장 임용을 둘러싼 논란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물론 센터장에 적합한 인물이 임용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제주청년 정책은 청년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청년 명단을 불법으로 이용했던 자를 청년정책을 집행하는 핵심 역할을 맡긴다면 오영훈 도정의 청년정책은 청년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청년들의 민주주의 실현에 심각한 해 입혔던 인물, 자격 없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성명을 내고 "오영훈 지사는 내정자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제주청년센터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제주 청년들의 리더로서 신뢰에서 시작된다"며 "선거판 기득권정치에 관행을 운운하며 청년들을 소비하고 청년들의 민주주의 실현에 심각한 해를 입혔던 인물로서 제주 청년들의 미래와 내일을 리드하는 제주청년센터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또 "오영훈 도정이 이번 임명은 제주도 청년사업의 진정성마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 지사는 센터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응시자격 완화, 우대사항 변경, '특정인 위한' 변경?

이러한 가운데, 이번 특정인 낙점식 공개채용 과정에서 응시자격이 완화되고 우대사항이 변경되는 등 자격 기준이 변경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공통기준은 그대로이나, '청년, 상담, 사회복지, 교육 등' 관련분야가 삭제되고, '청년관련분야 기업 및 기관에서 임원 또는 경영책임자로 근무한 경력' 등 우대사항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 채용의 '공정성' 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어서 청년 활동가들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도 "이 부분이 특정인을 위한 특혜가 아닌 지 명확하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통상진흥원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지난해까지는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위탁 운영을 했지만, 올해부터 진흥원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게 됐다"며 "진흥원 채용 기준에 맞춰 자격요건을 설정하다 보니 우대사항 등 일부가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은 민선 8기 도정출범 후 많은 성과를 내며 활발히 추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청년정책의 좋은 분위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청년 채용'과 관련한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