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대통령 탄핵, 주권자의 준엄한 명령이다
[데스크논단] 대통령 윤석열, 탄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됐다.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적 대혼란을 초래한지 11일만이다. 헌정사상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것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그러나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위헌.위법의 정도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국회에서 가결된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의 제안설명의 내용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난 3일 밤 전격적으로 행해진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한 위헌.위법의 '내란'에 다름 없다. 많은 외신에서도 한결같이 '친위 쿠데타'로 규정할 정도다.
그 내란의 주모자, 즉 수괴가 바로 대통령이란 사실에 국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12월 매서운 추위에도 매일 거리로 나와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77년 전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으로 불리는 4.3의 아픔을 겪은 제주도민들에게 있어 지난 비상계엄 선포 사태의 충격파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표결에 부쳐졌던 14일 오후에는 제주시청 앞에는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운집해, 한 목소리로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의 민주주의 암흑시기를 경험한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MZ세대까지 함께 하며 새로운 집회문화를 선보이며 거대한 '광장의 함성'을 만들어냈다.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모은 것은 바로 대통령 윤석열이다.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든 권력자에 대한 저항인 것이다.
'12.3 내란'의 수괴인 대통령 윤석열 탄핵은 주권자의 준엄한 명령이다. 이미 주권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직무는 정지됐지만, 민심은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 하루속히 헌법재판소의 심리 절차를 진행해 탄핵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란을 주도세력에 대한 사법적 심판을 원하고 있다. 내란 수괴인 윤석열에 대한 체포와 구속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에 위배되고 불법적이라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첫째, 헌법에서 정한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독단적으로 선포를 감행한 점이다.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핵심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일 때로 한정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계엄을 선포할 실체적 사유가 없다는 것이다.
계엄을 선포하기에 앞서 국무회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등에 있어서도, 절차적 정당성 결여의 문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둘째, 명백한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이 발표된 점이다.
계엄 선포 당일인 12월3일 밤 11시를 기해 선포된 포고령 제1호의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민주주의를 완전히 짓밟고, 언론 통제를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저항하는 시민은 가차없이 처단하는, 그야말로 총칼을 앞세워 강권 통치를 하겠다는 무시무시한 구상이었다.
윤 대통령 전두환 군부가 실권을 쥐었던 44년 전 1980년 5월17일 발표된 '포고령(제10호)'의 내용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고령의 세부 내용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 등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파업, 태업, 집회행위 금지 △전공의 등 모든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등 6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물론 정치적 결사나 집회, 시위 금지를 발동했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며 언론에 대한 사실상 '사전 검열'을 예고했다.
언론에 대한 사전 검열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후,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헌법을 통해 금지하고 있는 내용(헌법 제21조 1항)이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하고 대통령에 취임했음에도,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인에 대한 본업 복귀와 위반시 처단 경고도 명시됐다. 마지막에는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강력한 경고까지 더해졌다. 공포감을 조성하는 '처단한다'라는 표현이 두번이나 사용됐다.
국민의 기본권을 완전히 말살함은 물론, 계엄군이 체포와 구금, 압수수색을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포고한 것이다. "처단한다"라는 표현을 두번이나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공포감을 극대화한 이 포고령은 44년 전 전두환 군부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하기 한 것이다.
세번째, 계엄 선포 후 국회가 헌법에 따른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국회에 군대를 투입하고, 정치 지도자를 불법 체포하려 했던 점 등도 이번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다.
이 밖에도 위헌.위법임을 추론할 수 있는 상황적 근거들은 시간이 갈 수록 명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매우 의아스럽다. 계엄을 해제한 세 번의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으나, 납득할만한 사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12월 7일 담화에서는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탄핵안 표결을 이틀 앞둔 12일 담화에서는 "거대 야당의 광란의 칼춤" 등 모든 책임을 야당으로 전가하기에 급급했고, "계엄 발동은 통치행위"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탄핵안이 가결된 후 발표한 14일 담화에서는 사과 입장은 전혀 언급함이 없이 오히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황당하기 짝이 없고, 대통령의 이런 인식이 매우 놀랍다.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지난 2년 여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을 이끌어왔고, 국정을 운영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윤 대통령의 담화에서 드러난 상황 인식은 하루 속히 탄핵해야 할 이유, 긴급 체포해 조사해야 할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대통령은 권력을 행사할 정당성을 모두 잃었다. 헌법재판소의 심리, 수시기관의 내란죄 수사가 더욱 철저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주권자들은 더 이상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 탄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란 수괴 혐의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은 '시민광장 승리'의 끝이 아니라, 이제 본격 시작의 문을 연 것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