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만에 동났던 '제주 문화패스', 알고보니 공무원들이 선수쳤다

제주도감사위원회, 문화복지포인트사업 조사결과..."문제 있다"
청년 1인당 4만원 문화패스 신청정보, 공무원 먼저 알고 '선수'
일반인 신청률, 대상자의 5.74% 불과...공무원은 무려 34% 신청

2024-11-18     홍창빈 기자
22일

제주도에 주소를 둔 청년 1만명에 준다던 4만원 상당의 청년문화복지포인트(청년문화패스) 혜택을 대부분 공무원과 그 지인들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공고 이틀 전 해당 정보가 공무원들에서 먼저 공유되면서, 지인 등을 통해 공고 개시와 동시에 신청했다는 것이다. 반면 일반 청년들은 신청 공고가 난 후에야 내용을 입수하면서 제대로 신청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는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에 대한 조사 결과, 담당 부서에 대해 부서경고 및 주의를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에 주소를 둔 청년 1인당 4만원의 청년문화복지포인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 5월 22일 오전 9시 공고가 이뤄진 뒤 4시간여 만에 선착순 1만명 접수가 마감됐다.

당시 선착순 접수 사실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데다, 제주도에 주소를 둔 청년만 대상으로 함에도 4시간만에 1만명이 신청한 것을 놓고 불만이 폭주했다.

접수 당일에야 관련 공고문이 올라오면서,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만 빨리 신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가 이 사업을 시행하면서 일선 행정시 및 읍면동에 공고 시행을 위한 공문을 보냈는데, 그 공고문에는 일시가 명시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회가 일련의 상황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공고의 내용은 공고일 이틀전인 5월20일 제주도 본청을 비롯해 행정시, 읍.면.동, 직속기관까지 내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공직사회에서는 대부분 청년 대상자들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한 셈이다.

반면, 언론에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간은 공고가 시작된 5월22일 오전 9시보다도 40분 가량 늦은 9시39분이었다. 이를 토대로 감안해 본다면, 일반 청년들이 언론 등을 통해 공고 내용을 확인한다면 공고가 시작된 후 최소 1시간이 지난 후부터로 유추할 수 있다.

공고 시작 후 1시간 이내 신청한 일반 청년의 경우 공무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사례 등이고, 순수하게 언론보도를 접하거나 공고문이 나온 후 내용을 본 후 신청을 시도한 경우 이미 마감이 이뤄지거나 폭주 사태로 인해 신청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사업 대상에 해당하는 공무원 당사자 또는 공무원의 가족들이 다수 신청했을 것으로 의심돼 왔다.

감사위원회가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은 어느정도 사실로 확인됐다.

신청자 1만명 가운데 제주도 공무원은 1080명, 일반인 신청자는 892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일반인 대상자는 15만5450명 중 5.74%가 신청한 것이고, 공무원 대상자는 3174명으로 34.03%가 신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부서에서는 감사위원회 조사를 받으며 "(공고일 이틀전인) 5얼20일에 도 본청 및 읍면동 등에 시행한 문서는 공무원을 사업 수혜자로 보아 공무원에게 신청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사업 내용을 도민들에게 알려 신청 기간 내 신청할 수 있도록 홍보 협조를 요청하는 취지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사위원회는 이 건의 경우는 통상의 경우와는 달리 공고일 2일 전에 공고 사항에 대한 홍보를 요청하여 공무원만 해당 사업을 미리 알 수 있게 한 것으로 별다른 자격요건 없이 선착순에 의한 방식으로 신청자를 결정하는 사업에서 사업 수혜자 중 일부만 해당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은 사업대상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면서 관계부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이어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공무원이 더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상 편중 및 정보 제공 시기 불합리 등에 대한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해당 부서에 대한 엄중한 경과 및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