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됐던 제주시 읍.면.동 문화예술행사, 1년 만에 다시 열린다
읍.면.동 행사운영비→민간보조 전환 방침 철회...내년 예산 편성
공공 행사임에도, 단체에 획일적 '자부담' 책임 전가 논란 초래
행사운영비 예산편성으로 지역 문화예술행사 개최 준비 '속속'
올해 제주시 읍.면.동 지역에서 대거 사라졌던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내년에는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시가 읍.면.동 문화예술행사에 대해 전면 민간보조금사업으로 전환한 예산 편성 지침을 1년 만에 철회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2025년 예산안에서 제주시 읍.면.동 사업비 편성 내역을 확인한 결과, 지역단위 문화예술행사 등의 사업비는 예전 수준으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산에서 사업비가 편성되지 않으면서 전면 중단됐던 행사들이 1년만에 복원된 것이다.
앞서 제주시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난해까지 읍.면.동 소관의 '행사운영비'로 편성해 온 지역행사들에 대한 예산과목을 모두 '민간행사사업보조'로 전면 전환해 논란을 샀다.
종전에는 지역주민 화합,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 등의 명분으로 읍.면.동에서 직접 집행해 왔으나, 올해에는 행사 주최를 민간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해당 단체에 '자부담'을 하도록 예산책임을 전가시킨 것이다.
사실상 읍.면.동사무소에서 지역 자생단체와 공동 주최해 온 공공 행사들까지도 민간보조금사업으로 전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올해 사업비가 편성되지 않아 사라졌던 용담2동의 용담용연문화제(2023년 3000만원)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자부담을 감당할 상황이 안되는 지역 단체에서는 행사 포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동 '관광 연동 길거리 문화공원'(2023년 4000만원) 행사를 비롯해, △노형동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복음악회'(2023년 9600만원) △이도2동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2023년 3000만원) △이도2동 '문화가 흐르는 밤'(2023년 5000만원) △삼도1동 '삼도1동 마을사랑 음악회'(2023년 2500만원) 등이 올해 본 예산서에서 완전히 빠졌다.
반면 서귀포시는 올해 읍.면.동 행사운영비 사업을 예전 처럼 동일하게 편성했다. 같은 제주도내에서도 서귀포시지역에서는 읍.면.동 행사들이 정상적으로 열린 반면, 제주시 지역에서만 줄줄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제주시 지역에서 강한 반발이 이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도의회에서도 제주시에서 예산편성 지침을 획일적이고 경직되게 적용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며 많은 질타를 쏟아냈다.
제주시는 올해 읍.면.동 문화예술행사가 축소된 만큼 대안으로 본청 문화예술과의 '찾아가는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격앙된 도의회가 본예산에서 이 사업비(3억원)를 전면 삭감 조치하면서 이 마저도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올해 제주시 읍.면.동 단위의 문화예술 사업은 그야말로 '수난의 시대'를 맞은 셈이다.
이러한 제주시의 예산편성 지침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지자, 결국 제주시가 결국 읍.면.동 문화행사의 '행사운영비' 편성 불가방침을 철회했다.
제주시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읍.면.동 문화행사의 경우 성격과 내용에 따라행사운영비, 민간행사사업보조, 민간경상보조 등 적절한 예산과목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내년 예산안에서는 올해 중단됐던 문화예술행사들이 대거 행사운영비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연음악회(1억원) 외에 용담용연문화제 사업비로 용담1동과 용담2동에 각 3000만원을 행사운영비로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연문화제는 지난해까지 용담1동과 용담2동주민센터가 각 50%씩 행사운영비를 분담해 협력적 사업으로 진행해 왔는데, 올해에는 민간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자부담 문제 때문에 용담1동 사업으로만 진행했다.
읍.면.동 단위에서 개최돼 온 음악회나 연주회 등의 행사도 대부분 부활했다.
올해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던 '삼도1동 마을사랑 음악회'에 4000만원이 편성된 것을 비롯해, △이도2동의 '제12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복음악회' 3000만원 △'제5회 문화가 흐르는 밤'(이도2동) 5000만원 △'제10회 도전! 제주어 골든벨'(이도2동) 3000만원이 각각 행사운영비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일도1동 하하페스티벌 4000만원 △제12회 삼도풍류축제 운영 2000만원 △한경면 문화예술의 날 행사 2000만원 △구좌어린이합창단 정기연주회 1500만원 △구좌합창단 정기연주회 등 1500만원 △한림 합창단 정기연주회 등 1260만원(행사실비지원금 1440만원 별도)도 편성됐다.
건입동에서 제출한 사업에서는△산지천에 뜬 슈퍼문 1500만원 △사라노을 음악회 3000만원 △힐링 버스킹 1500만원 등이 행사운영비로 편성했다.
이와함께 아라동의 제14회 아라음악회 3000만원, 연동 지역에서는 '관광 연동 길거리 문화 공연' 4000만원, 노형 지역에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복음악회' 4900만원 등도 편성됐다.
제15회 산지천축제(7000만원)는 예산과목이 민간행사사업보조로 편성됐으나 100% 정액 지원이다. 한림읍 한수풀 문화 예술의 밤(1500만원)과 일도1동 청소년 문화축제(4000만원), 용담2동 버스킹 공연과 음악이 함께하는 플리마켓 사업(2223만원)도 민간행사사업보조이기는 하나 지원율을 90%로 설정하면서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처럼 행사운영비가 다시 편성되면서 읍.면.동 지역마다 내년 문화예술 행사 개최 준비가 속속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읍.면.동 행사운영비 사업들을 민간보조로 전환한 취지는 예산 편성의 원칙을 명확히 하기 위한 차원이었으나, 서귀포시 지역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읍.면.동 및 도의회 의견을 반영해 다시 행사운영비로 편성하게 된 것"이라며 "모든 문화예술 행사를 행사운영비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 각 사업의 성격과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며 예산과목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