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기초단체 주민투표, 해 넘길 듯...'행정구역' 논란 변수
오영훈 지사 "주민투표 연내 어려워...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뤄져야"
김한규 의원 '제주시 분리 반대' 법안에는 "제 입장은 '3개' 그대로"
'행정구역 ' 사회적 합의, 변수로 등장...행정체제 개편 '산 넘어 산'
3개 행정구역(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의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체제 개편 관련 주민투표는 연내 실시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7일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기초자치단체 설치 주민투표 관련 등 행정체제 개편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연내 주민투표를 실시하느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에 오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렇다"며 인정했다.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해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11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행안부에서 가타부타 답을 주지 않으면서 연내 실시는 남은 시간을 감안할 때 물리적으로 어렵게 된 것이다.
오 지사는 연내 실시는 안되더라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민투표가 반드시 실시돼야 함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행정체제가 개편되기 위해서는 1년 전까지는 관련 절차가 끝나야 하고, 법률 제.개정도 그때까지 마무리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선거(2026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실 분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에 1년 전까지는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이 제정되려면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주민투표는) 당연히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투표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의 소위 '플랜B'라는 대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행안부와 협의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면 그런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행안부와 주민투표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플랜B'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주민투표와 관련한 행안부와 협의 진행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 9월 1차 자료 요구를 해왔고, 10월 중하순에 2차 자료 요구를 했다”며 “(제주에서는) 행안부 요구에 따라 1차례 자료를 제출했고, 현재 추가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다. 이 자료가 제출되면 행안부가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렇게 되면 연말 중에는 주민투표와 관련해 행안부의 입장이 정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제주형 사무배분' 설득 중...'교부세 3%', 쟁점 아니다"
오 지사는 이어 "행안부가 사무배분이나 재정문제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없다"며 "3개 행정구역으로 가게되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수를 대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제주도가)준비를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답변하고 있다. 다만 기초사무와 광역사무가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제주도는 (모두)광역사무로 돼 있다"며 "기초자치단체가 생긴다고 해도 당장 기초사무로 전환하기 어려운 대중교통이나 환경시설 문제가 있어서, '제주형 사무배분'으로 기준 바꾸고 싶다는 것을 (행안부에)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제주도가 고정적으로 받고 있는 '지방교부세 3%'의 조정이 논의의 핵심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게만 보고 있지 않다"며 "저는 행안부로부터 그런 문제제기를 받아본 적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의회 답변과정에서 (교부세 3%에 대해)공식 답변했고, 그 답변도 행안부는 공식입장으로 체크한다"며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기초단체에 대한 질의응답은 행안부가 100% 볼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한규 의원 '제주시 동.서 분리 반대'에..."3개 기초자치단체는 도민의 뜻"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주 지역구 의원들 간에 기초자치단체 설치와 관련한 법안 발의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이 3개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는 '동제주시·서제주시 및 서귀포시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하자, 뒤이어 같은 당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이 일명 제주시 '쪼개기 방지법'이라며 현행 2개 행정구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제주시·서귀포시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데 따른 것이다.
오 지사는 김한규 의원의 발의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 최근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했고,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입장'은 오 지사가 수용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에 적시한 '3개 기초자치단체'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것이다.
앞서 제주도는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2개 법률안이 제각각 발의되면서 지역 내 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별도 입장 자료를 내며 긴급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제주도는 이날 입장자료에서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도민 공론화를 거쳐 권고한 ‘시군 기초자치단체 모형’과 ‘3개 행정구역’에 대해 도지사가 수용한 만큼 ‘도민의 뜻’에 따라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발의된 2개 발의안 중 위성곤 의원의 3개 기초자치단체 체제가 제주도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1년 여간 공론화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도민경청회, 전문가토론회, 도민참여단 숙의토론회 등을 거쳤다"며 "최종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학술연구 결과와 도민 공론화 의견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해 도민이 선정한 대안을 도지사에게 권고했으며 도지사는 도민의 뜻을 존중해 이를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따라 현재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안에 대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건의하고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 기초자치단체 설치 필요성 및 운영 가능성 등을 행안부에 설명해 나가면서 주민투표가 조속히 실시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고, 2025년 7월까지 제주특별법과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법이 제․개정 될 수 있도록 정부 및 국회를 대상으로 설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이러한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김한규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제주도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국회의원은 입법권을 갖고 있고 다양한 형태로 제시할 수 있다"며 "다만 법률을 제정할때 정부 의견을 듣게 되는데, 이 경우 제주도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의 의견이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는 현 시점에서 바로 발의안 철회 설득에 나서지 않고, 법안 심사 과정에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김한규 의원에게 제주도 의견을 전달했는지를 묻자, 오 지사는 "담당 단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이 충분히 설명했다고 들었지만, 김한규 의원의 입장에서는 설명 부족했다고 느꼈을수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가 김 의원과 직접 소통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소통했다"면서도 "(그 자리에서)의견차이가 있었고, 이후 담당자들이 설명토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추가로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의원과 개인적인 갈등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오 지사는 웃으며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가 '3개 기초자치단체'가 제주도의 공식적 안임을 분명히 했지만, 이번 김 의원의 법안 발의를 기점으로 제주시의 '동.서 분리'에 대한 논란은 크게 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지방선거 적용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정부 압박이 한창인 시점에서 '제주시 분리' 논란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반드시 주민투표가 실시돼야 하나, 행정구역에 대한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도민사회 혼선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의 연속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