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불놓기' 명시 제주들불축제 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제주도의회 문광위, 주민청구 조례 수정 가결
본회의 통과하면 내년 축제 기본계획 재논의 불가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개최돼 온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를 폐지하기로 한 것에 반발하며 제출된 주민청구 조례가 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오름불놓기와 달집 태우기에 대해서는 의무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비록 임의규정이기는 하나 오름 불놓기가 명시된 조례 개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내년 개최되는 제주들불축제 계획도 재논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고태민)는 22일 열린 제432회 임시회 회의에서 주민청구로 발의된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의결했다.
조례안 원안에는 △들불축제 개최 기간을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 전후로 전국 산불경보 발령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하고 △들불축제 장소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소재 새별오름 일원에서 개최하며 △들불축제 주요 행사로 달집 태우기, 목초지 불놓기, 듬돌들기, 풍년 및 무사안녕 기원제 등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주요 행사로 달집 태우기와 오름 불놓기 등은 원래대로 명시하면서도, 이 프로그램의 진행 여부는 자치단체장이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임의규정으로 수정됐다.
국민의힘 고태민 위원장(애월읍갑)은 "도지사 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들불축제에서 오름불놓기나 달집태우기를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며 "지금 관련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이 판단해 불놓기를 진행하거나 대체 콘텐츠를 운영하도록 조례안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꼽히는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부터 개최돼 왔다. 제주 최대의 노동력이던 말과 소의 건강한 양축을 위해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관광·문화적 측면에서 재현한 축제다
개최시기는 당초 정월대보름에 맞춰 개최하다가 3월로 변경됐다. 그동안 산불위험과 강풍, 코로나19 등으로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사례는 8차례에 이른다. 이중 3번은 '불' 없는 축제로 진행됐다.
'오름 불놓기'와 관련해 존폐논란도 일었다. 산불위험 시기에 '불'을 사용한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제주도가 추진하는 기후 변화시대 탄소없는 섬 정책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제주시는 지난해 숙의형 원탁회의를 진행한 후 제주들불축제를 '불 없는 축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는 '오름 불놓기'를 폐지하고 빛과 조명으로 형상화한 축제로 재설계해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주민청구조례가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경우 내년 제주들불축제의 기본계획은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시의 제주들불축제 계획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도의회 문광위는 △제주들불축제 관련 제주시장의 권한행사의 적정성 여부 △제주시가 지난해 '오름 불놓기' 존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됐던 숙의형 정책개발과 관련한 결과의 왜곡 등을 이유로 감사위원회에 특정감사를 청구키로 결정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