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정체제 주민투표 연내 실시, 이번 주가 고비...성사 가능성은?

올해 마지막 가능일 '12월18일'...'60일 전' 10월18일 마지노선
정부 요구→'60일 이내 실시' 단축 가능하나 실현 가능성 미지수
제주도 "내년 실시되더라도 2026년 기초자치단체 설치 가능"

2024-10-17     홍창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3개 기초자차단체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2026년 6월 지방선거 적용을 위한 연내 주민투표 실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일련의 절차를 감안할 때, 연내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최소 이번 주중에는 정부의 주민투표 실시 요구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제주도의 건의 및 지속적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동안 제주도가 목표로 제시해 왔던 주민투표의 '연내 실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주민투표의 법적 절차 일정을 계산할 때,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민투표를 요구하면 최대 60일 이후 주민투표가 실시되는데, 올해 마지막 주민투표 가능일이 12월18일로, 이를 역산하면 18일까지는 정부가 주민투표를 요구해야 연내 주민투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는 등 국가정책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에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의 경우 중앙행정기관장은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자치단체장은 제주도지사가 해당한다.

도지사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받으면 '지체 없이 공표'하도록 돼 있으며, 공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로록 규정돼 있다.

도의회의 의견을 듣고 주민투표를 발의하게 되는 경우 행안부 및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해야 하는데, 7일 이내 투표일과 주민투표안을 공고해야 한다.

이러한 각종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행안부 장관이 주민투표를 요구했을때 최대 60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10월20일까지는 행안부가 제주도에 주민투표를 요구해야 하는데, 20일은 공휴일인 만큼 18일까지 주민투표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주민투표 준비에 반드시 60일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30일 이내'로 규정돼 있는 만큼, 사전에 준비만 된다면 충분히 단축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06년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시에도 행안부장관이 2005년 6월 21일에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해 한 달 후인 7월 27일에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또 지난 2019년 군위군 통합신공항 유치 주민투표도 12월 19일 주민투표가 요구되고 이듬해 1월21일 진행됐다.

즉, 주민투표 실시 요구가 이뤄진 후 불과 한달만에 주민투표가 실시된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제주도 행정체제 관련 사안에서도 이러한 선례가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예전 2005년 제주도 주민투표 등은 사전에 정부와 지자체간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교감과 준비 속에 최종 결정의 수단으로 이뤄진 것인 반면, 이번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부를 확실히 설득해 내지 못한 문제가 있다. 여기에 정부의 태도도 상당히 미온적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난제가 있다. 최근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3명의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동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건의를 했으나, 몇 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할 것인지에 대해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엇갈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즉,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해 완전한 도민적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제주시를 동.서로 분리하는 내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 만큼, 이른 시일 내 의견이 모아질지 여부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강민철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장은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라는 목표에 변함은 없다"며 "당초 목표대로 연내 주민투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단장은 "다만 올해 안에 주민투표가 진행되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투표가 내년 실시되더라도 (2026년 지방선거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가능하다"라며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기초자치단체가 설치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는 최근 주민투표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제주특별자치도는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어떠한 대안이나 ‘플랜 B’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는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목표로 행정안전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건의, 면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행안부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해 특정 방향을 미리 정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제주도는 이러한 행정안전부의 입장을 존중하며,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주민투표가 늦춰질 경우 정부 협의를 통한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 제․개정과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통해 민선 9기에 맞춰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차질없이 출범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