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생의 의견] 읍면지역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반대합니다 

[기고] 양지유 / 제주 수원초등학교 6학년  

2024-08-01     편집팀
양지유

지난 4월말 한림읍사무소에서 읍면지역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제주도교육청과 지역주민이 모여 간담회를 했습니다. 통폐합 얘기가 나온 학교들로는 제가 다니고 있는 수원초등학교를 비롯하여 가까운 귀덕초등학교, 재릉초등학교 등 전교생이 100명 전후인 작은 학교들이었습니다. 소규모 학교들의 통폐합 이야기가 나온 까닭은 몇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학생수와 이에 따라 교육부가 내세운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통폐합 위기를 맞은 학교의 학생으로서, 읍면지역의 주민으로서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되지 말아야 한다는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소규모 학교들이 통폐합된다면 많은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것입니다. 특히, 학생들은  등하교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거리가 늘어난다는 것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을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수원초등학교의 일부 친구들은 부모님이 차로 등교를 시켜주거나 걸어서 10분 이상 걸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학교로 통폐합이 된다면 불편함은 배가 될 것이고, 우리 학교 중심으로 통폐합이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학교에서 오는 친구들의 통학이 힘들 것입니다. 그렇게 늘어나게 될 등하교 시간은 원래 공부, 운동, 의미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통폐합으로 인해 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밖에도 강제로 전학을 가게 된다면 그 학생이 새로운 학교에 적응 할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 있을 수 있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공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폐교된 학교 건물이 그 동네의 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들 것입니다. 더 이상 사람이 없는 빈 학교 건물을 잘 활용하면 좋겠지만 건물 전부 관리가 잘 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2023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폐교학교 4곳 중 1곳은 활용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의 경우 폐교건물 미활용 비율이 35.5%로 전국 평균 26.8%보다 높습니다. 이렇게 폐교건물 중 일부는 방치될 가능성이 있고, 깨진 유리창 효과로 점점 그 주변이 지저분해지고 흉물스러운 곳이 될 것이며 그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마저도 흉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소규모 학교는 작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소규모 학교에 다니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학교와 교실의 분위기가 좋다는 것입니다. 인원이 적은 덕에 오손도손 지내며 친구끼리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담임선생님은 물론이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 한명한명에게 관심을 보내주십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저희 학교는 댄스, 풍물, 스포츠 등 여러 가지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큰 학교의 경우 방과후학교 신청자가 많아 원하는 강좌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원하는 강좌를 전부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같은 질병이 유행 할 때 질병을 예방하기에 좋은 안전한 환경입니다. 지난 코로나 대유행 때 소규모 학교에 다니는 우리들은  등교하여 대면으로 수업을 듣고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만약 읍면 지역 소규모 학교들이 실제로 통폐합된다면 학생들은 불편함을 겪고, 마을의 분위기는 어두워질 것이며, 작은 학교만의 장점은 사라질 것입니다. 폐교 이야기가 나오는 소규모 학교 졸업생들은 자신의 유년기 추억이 남아있는 학교가 남아있길 바랄 것입니다. 그리고 마을의 주민들은 그 마을의 중심이자 활력소 역할을 했던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곧 졸업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우리학교가 지금처럼 예쁘게 남아있고, 후배들은 수원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값진 배움과 추억을 얻으며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양지유 / 제주 수원초등학교 6학년>

 

* 수원초등학교에서 학급 활동으로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참여'를 주제로 작은 프로젝트형 교육을 진행 중인데, 이 글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양지유 학생이 '더 나은 우리 마을을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발표했던 내용이다. 담임교사는 이 글은 학생들의 글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고 공감을 많이 샀던 글이라고 소개하며, 언론기고 취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