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넘은 울창하던 정자나무, 어느 날 반쪽이 사라졌어요
[시민의 소리] 한천 정비공사 추진과정 잘려나간 정자나무
"500~600년 보호수 가치 높은 나무...단지 공사에 방해된다고?"
제주시 "공사장비 진입 애로 있어 마을회와 협의해 한 것"
제주시 용담2동 한천에 인접(한라아파트 북쪽)해 자리잡은 정자나무(팽나무)가 최근 한천 복개구간 정비공사 과정에서 '반쪽' 모양으로 나무가지들이 대거 잘려 나간 것으로 나타나 인근 주민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수령 500~500년으로 추정되는 이 팽나무는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울창한 모습으로 가지가 무성하게 뻗어있는 거목이었다. 하천 경계 지점의 주택가 방향의 상단부에 위치해 있어 향후 한천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차량 통행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보호될 필요성이 크게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정자나무 앞 하천 바닥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거목은 반쪽으로 변했다. 하천 방향으로 향한 나뭇가지들이 모두 잘라졌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반쪽'으로 변해버린 모습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술렁임이 커지고 있다.
"마을 수호신이나 다름없던 거목을 볼품 없이 만들었다"는 원성도 터져나왔다.
시민 A씨는 <헤드라인제주>에 보낸 제보 글을 통해 "용담2동 큰나무집 앞 팽나무의 나뭇가지가 감쪽같이 잘려 나갔다"며 "지난 주 나무가 잘려나간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 현장에 가보니, 잘린 나뭇가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없고, 거목은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 이 팽나무는 이 지역의 500~600여년전의 역사를 지켜오 거목으로, 굵은 나뭇가지는 비바람에 모진 세월을 견뎌내며 용트림하며 자라 수형(樹形)이 너무나 아름다운 나무이고, 동내 명물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 "용담2동은 물론이거니와 제주시, 나아가 제주도에서 이 나무를 보호수로 관리를 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한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하면서 공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나뭇가지가 잘려나갔다"며 "나뭇가지가 잘려진 거목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 입장에서 이 나무는 우리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적 존재의 성격도 크다"며 "한번 잘려나간 상흔을 입은 나무가 예전 모습으로 회복되려면 100~20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나뭇가지 제거를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거했다. 그는 "보호수 가치가 큰 거목의 나뭇가지를 제거한다면 최소한 지역주민의 동의, 관계당국의 승인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협의없이 이뤄진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 "만약 관계당국의 승인없이 (공사업체가) 나뭇가지를 임의대로 자른 것이라면 문제가 매우 잘못된 행위로, 행정기관은 공사업체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의 한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하천 내로 공사장비가 들어가는데 애로가 있어 마을회 분들과 협의해서 잘라낸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