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변공연장 탑동로 둘러쌓은 '돌담'...시민들 반응은?

제주시, '정낭형 난간' 일부 파손되자 돌담쌓기...엇갈린 평가
"시각적으로 막힌 느낌"..."탑동 '개방' 상징성 생각했다면 차라리 정낭이..."
"주출입구쪽 경계석 꼭 했어야 했나"...제주시 "똑같은 재질 정낭 없어 제주도 특색 돌담으로 바꾼 것"

2024-05-17     윤철수 기자

제주시 탑동 해안로 일대에 최근 길다랗게 쌓여진 돌담이 등장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탑동광장(청소년 푸른 쉼터) 및 탑동산책로로 이어지는 해변공연장 외곽 경계지점에는 돌담이 쌓여졌다. 해변공연장 건물을 중심으로 하나의 성벽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둘러쌓여졌다.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정낭' 형태의 낮은 울타리가 길다랗게 설치돼 있었는데, 최근  이를 철거해 돌담으로 바꾼 것이다.

해변공연장
돌담이

17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해변공연장 외곽 77m 구간에 돌담쌓기 공사를 했다.

제주시는 1995년쯤 설치됐던 기존 정낭형 난간 중 일부가 해풍 등으로 부식되어 파손이 진행됨에 따라 이용객 안전을 위해 교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풍 뿐만 아니라,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이 점차 진행되어 교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런데 교체 공사의 내용이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로 추진돼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일부 파손된 지점에 대해 기존 정낭형 난간을 보수하는 형태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탑동해안로로 이어지는 전면부 일대를 겹담쌓기 방식으로 이뤄졌다.

높이는 60cm 정도로 이용객의 접근성 불편 등을 최소화했다고 하지만, 종전에 시각적으로 확 트인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돌담이 쌓여진 이 일대는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탑동광장과 청소년 푸른 쉼터, 산책로가 연결되는 구간이다. 

제주시

돌담이 설치된 후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돌담으로 교체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주출입구 전면부 외곽 구간까지 길다랗게 돌담을 쌓으면서, 마치 시민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가로막는다는 '통제'의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 출입구 일대 정낭이 훼손됐다면 차라리 정낭을 완전히 철거하고,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는 것도 공간구성의 방법이었는데, 이러한 부분이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지고 있다.  

매일 아침 탑동 산책로에 운동을 다닌다는 최모씨는 "얼마전부터 탑동 해안로에 무슨 공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돌담을 쌓였다"며 "보는 이에 따라 평은 다르겠지만, 뭔가 조화롭지 못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답답함을 주고, 가로막혀 있는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탑동광장과 단절 내지 차단이라는 폐쇄적 분위기를 자아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시민은 "돌담도 제주의 것이기는 하지만, 바람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반면에 종전에 있었던 정낭은 과거 제주도에서 집 대문을 대신해 설치하던 것으로, 누구나 쉽게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삼무(三無) 정신의 개방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탑동광장의 상징적 의미, '개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돌담보다는 정낭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해변공연장 건물과 인접한 서쪽 둘레는 돌담이나 정낭을 하더라도, 주출입구 앞 쪽은 굳이 시설물을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노면의 재질과 색깔에서 인도와 공연장 구역이 구분되고 있는 만큼, 개방된 공간이란 상징적 이미지를 감안해 시설물을 전혀 설치하지 않는 것도 시각적으로 좋았을 것이란 의견이다.

한 시민은 "시민광장의 개방성을 감안해 기존 '정낭'을 보수하는 형태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경계석을 완전히 철거해 탁 트인 개방형 공간으로 놔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관광객들과 외국인들에게 제주의 돌담을 형상을 보여주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 등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제주시
해변공연장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파손된 정낭형 난간을 교체하기 위해 많은 검토를 했다"면서 "기존 정낭으로 그대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요즘에는 그런 똑같은 재질의 정낭형이 나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돌담으로 쌓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돌담은 해풍 등에도 강한 특성이 있고, 제주도 특색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선정된 것"이라며 "시민들의 접근성을 편하게 하고, 시각적인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돌담 높이도 60cm 정도로 최대한 낮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돌담 교체를 확정하기 전에 시민 의견을 좀더 들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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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