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희생자 기리는 '4월 걸상', 광주 광산구에 설치
육지부에 4.3 조형물 설치 최초 사례
제주 4.3 희생자를 기억하는 '4월 걸상'이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설치됐다. 제주가 아닌 육지부에 4·3 조형물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는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4.3 희생자를 기억하는 '4월 걸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김희중 대주교, 강우일 주교, 박병규 광산구청장, 제주 4.3유족회, 5.18 기념재단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설치된 조형물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민중의 힘'이다.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였다. 몽돌은 하천을 구르고 굴러 바다까지 이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작고 둥글고 매끈하게 변한다. 조형물 속 몽돌은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 것과 같은 뜻이 담겼다.
의자가 되는 총알이 꺾인 단면 위에는 제주 4.3의 상징인 동백꽃을 동선으로 각인했고, 그 옆에는 '제주 4.3, 오월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졌다. 민중의 힘은 어떤 폭력도 이겨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획득하고, 유지하고, 확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아울러 일상의 '기억 공간'이자 '쉼의 장소'에 작품을 설치해 누구나 앉아 쉬면서 4·3과 5·18을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4월 걸상의 건립 비용은 전액 시민 모금으로 이뤄졌고, 광주 광산구청은 조형물 설치 장소를 제공했다. 모금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은 지난해 5월 서귀포시청 앞에 '오월걸상'을 설치한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월걸상위원회 관계자는 "현대사의 비극인 4.3과 5.18을 함께 기억하자, 같이 연대하자는 의미에서 4월 걸상을 세우게 됐다"며 "지난해 서귀포시청에 5.18을 기억하는 5월 걸상이 설치돼 제주가 광주를 품어준 것처럼, 이번에는 광주에 4.3을 기억하는 4월 걸상을 설치함으로써 광주가 제주를 품은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