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제주4.3유족회장, 평화재단 이사직 동반 사퇴

'직무대행' 맡았던 전 유족회장도 이사직 동반 사퇴

2023-11-22     홍창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제주4.3평화재단의 이사장을 도지사가 최종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상근 이사장' 체제로 전환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화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오임종 전 4.3유족회장이 직무대행직을 사퇴한데 이어 김창범 현 4.3유족회장과 함께 이사직에서도 동반 사퇴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오임종 전 유족회장은 22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4.3평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4·3평화재단이 도민으로부터 진정으로 신뢰받고 사랑받아, 제주와 대한민국의 평화를 선도하는 평화 재단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사퇴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재단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비상근 이사장을 상근 이사장으로 전환하고, 도민과 유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를 개편하는 내용의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이 조례안은 이사장과 선임직 이사는 공개 모집하고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도지사가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은 평화재단 이사장이 무보수에 명예직 성격으로 공모를 거쳐 이사회를 통해 선출돼 왔는데, 앞으로는 공모를 거쳐 제주도지사가 임명하고, 상근직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고희범 전 이사장은 이 같은 조례 개정이 '도지사의 재단 장악 시도'라고 반발하며 사퇴하고, 일부 이사들도 조례개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조례 개정이 이사장 선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4.3평화재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에 포함돼 있던 김 유족회장과 오 전 유족회장은 "신뢰받는 평화재단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사직을 사퇴하면서, 다른 이사들과는 생각이 다르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한편 4.3평화재단 정관에 따르면 재단 이사진은 이사장 및 12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됐다.

이사 가운데 1명은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당연직으로 맡고 있다.

그 외에는 공모 절차를 거쳐 선임되고 있는데 △이재승 4·3중앙위원회 위원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김영순 전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공동대표 △고정화 제주도 재향경우회 회장 △고홍철 전 제주의소리 대표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연순 법무법인 지향 대표이사 △최호근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 등이 선임직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