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범국민위 "4.3재단은 제주도정이 독점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도지사의 이사장 임명권 조례 개정안 중단 촉구

2023-11-03     원성심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해 제주4.3평화재단의 이사장을 도지사가 최종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상근 이사장' 체제로 전환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4.3단체들도 크게 우려하며 조례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재경제주4.3희생자및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일 성명을 내고, "4.3평화재단은 제주도정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조례 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입법예고안은 4.3특별법의 취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내용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선 조례안 개정의 근거인 2023년 7월의 '조직관리 운영 개선방안 컨설팅' 용역보고서는 재단의 설립근거인 특별법의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4.3은 그런 상황에서 4,3특별법에 근거해 지금까지 해결의 길을 걸어왔는데, 지난 15년간 4.3평화재단 운영에 부족함과 아쉬움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하여 제주도지사가 이사장과 이사를 임명한다고 문제가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는 조례 개정의 근거로 이사 선임 구성과 이사장 선출의 불투명성을 대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사와 이사장 선출은 공개모집절차와 임원추천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으로 이루어져 왔다"면서 "제주도는 어떤 점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인지, 반대로 제주 도지사가 이사들을 임명한다고 어떤 점에서 투명성이 강화된다는 것인지 도내 각계의 쏟아지는 의문에 제대로 답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4.3평화재단의 설립과 운영은 국회에서 입법 의결한 4.3.특별법에 근거한다"면서 "제주4.3의 진상규명운동은 제주도민의 복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제주4.3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분단과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대한민국의 역사를 상생과 해원으로 바로 잡는 일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단의 설립과정에서 이러한 과제는 결코 도 차원의 문제가 아님이 지적돼 왔고, 그에 따라 관민이 합동해 재단을 설립했고 제주도청은 그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면서 "러한 취지에서 다른 출연기관과 다르게 도의 간여와 개입은 최소한으로 제한돼 왔는데 이제 와서 도가 이사와 이사장의 임명권을 가지고 부지사가 당연직 위원이었던 것을 실·국장 단위로 격하시켜 도의 일개 출연기관과 같은 수준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재단의 근거가 상위 법률에 있음에도 그보다 하위의 법령인 조례로 제주4.3평화재단의 운영의 실질적 주체를 규율하려는 것은 법의 체계에도 맞지 않고 제주4.3진상규명운동을 도의 복리 차원으로 격하시키려는 움직임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주4.3은 제주도정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힘써온 4.3범국민위원회는 지금의 사태가 제주4.3을 제주도에 한정해 버리는 매우 근시안적인 시각이라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정은 문제가 된 컨설팅보고서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하라"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조례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