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선거법 사건 '지지선언' 교수 증인신문, 법정 진술은?

"'도와주자' 말한 것이 동의로 생각한 듯"..."항의했지만, 안 넣었으면 섭섭했을 것"

2023-10-18     함광렬.홍창빈 기자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도지사에 대한 재판에서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 이뤄진 '상장기업 만들기 협약식' 및 당내 후보경선 과정의 '지지선언'과 관련한 위법성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지선언'과 관련해 본인 동의 없이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밝힌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 제201호 법정에서 오 지사 등 5명에 대한 13번째 심리를 진행했다.

재판에는 오 지사를 비롯해 ㄱ씨(현 제주도 개방형직위 본부장) 및 ㄴ씨(현 제주도지사 특보) 등이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해 선거 당시 오 지사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제주대학교 퇴직교수 ㄷ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 "허락 없이 지지자 명단에 올려 화냈다...자문 등 역할 한 것 없어"

검찰은 ㄷ씨가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점을 부각하며 증인신문에 나섰다.

ㄷ씨는 동의하지도 않았음에도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ㄱ씨에게 전화를 걸어 화를 냈다"라며 "그랬더니 '뜻밖이다, 누가 이름을 올렸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자 명단에 있던 ㄹ교수와 통화를 했는데 '양덕순 교수(현 제주연구원장)가 주도했다'고 알려줬고, 양 교수가 'ㄹ교수로부터 참여해 달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ㄷ씨가 당시 후보 캠프에서 역할을 맡은것이 있는지 묻는 검찰의 질문에 "국회의원 선거 때 선대 위원장을 했었지만, 직접적으로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얼굴마담 형식으로 도와줬다"고 답했다.

지지선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을 어떻게 알게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친구 교수가 전화가 와서 '축하한다. 오 후보 지지선언에 꼴찌에 있다'고 해서 알았다"고 말했다.

선거 당시 오 후보 캠프에 자문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자문할 내용을 알지 못한다"라며 "(저는 기술적인 내용을 강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책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내가 명단에 없었으면 오히려 섭섭했을 것...왜 내가 마지막?"

변호인은 ㄷ씨가 검찰 조사에서 'ㄱ씨가 선언문에 ㄷ씨의 이름을 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유를 물었고, ㄷ씨는 "3시간 동안 이야기한 내용을 보고 어떻게 맞고 틀리다라고 하겠느냐"라며 "'ㄱ이라고 했을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검찰에)대답했다"고 말했다.

동의 없이 지지선언에 이름을 넣은 사실에 대해 선거 캠프에 이의를 제기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오히려 안넣으면 섭섭했을 것이라는 생각했다"면서 "이름이 선언문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것이 좀 그랬다(불편했다)"고 말했다.

오영훈 후보와 만난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ㄷ씨는 "국회의원 재선 이후에는 만난 적 없다. '국회에 가면 농해수위에 가달라'라고 문자를 보냈었다"라며 "도지사 당선 이후에는 비행기에서 만났었는데 바로 옆자리였다. 탑승하면서 '잘 지내시냐'는 인사 정도만 나눴고, 오 지사는 출발 후 바로 잠들었고, 도착한 이후 바로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 "다른 교수의 '도와주자' 제안에 동의했는데...'지지선언' 동의로 생각한 듯"

재판장은 ㄷ씨가 동의 없이 지지선언에 이름이 올라간 사실을 알고 왜 ㄹ교수가 아닌 ㄱ씨에게 먼저 연락을 했는지 물었고, ㄷ씨는 "먼저 ㄹ교수에게 전화를 했는데, '자신은 지지선언에 찬성했다'고 이야기 해서 ㄱ씨에게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락 없이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양덕순 교수에게 항의를 했는지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ㄷ씨는 "(ㄹ교수는)'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고, 다른 교수가 연락했더니 허락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ㄷ씨는 "ㅁ교수가 전화가 온 적이 있었는데, '오 후보가 잘 되게 도와주자'라고 제안해 왔고, '선대위원장도 했는데 도와줘야지'라고 답했다"라며 "그것을 (지지명단에 올리는 것으로)허락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일주일 뒤 바로 재판...'공동 피고인 2명' 증인신문

한편 다음 재판은 바로 일주일 뒤인 오는 25일 오후 1시30분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는 공동 피고인인 ㄱ씨와 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증인 1명당 1시간30분 정도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재판 시간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날 재판은 평소보다 30분 빠른 1시30분에 시작하고, 증인신문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