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으로 인한 뒤틀린 가족관계 바로잡는다
28일부터 4·3위원회 결정사항 확대 신청·접수
희생자와 '사실상의 자녀'간 친생자관계 연결의 길 열려
제주4·3사건 희생자의 ‘사실상의 자녀’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부터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신청 대상 범위를 확대해 연중 접수받는다고 27일 밝혔다.
신청 대상은 △4·3사건 피해로 인해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돼 있지 않은 희생자 △4·3사건 피해로 인해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희생자 및 유족 △4·3사건 피해로 인해 희생자와의 신분관계의 정정이 필요한 사람이다.
접수처는 신청인 주소지 기준 도, 행정시, 관할 주소지 읍면동으로 신청서를 작성해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신청 사항은 △제적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 창설 결정 △희생자의 사망기록(사망일시, 사망장소) 기재 또는 정정 결정 △희생자인 친생 부·모 및 공부상 부·모와의 친생자관계존부확인 결정 등이다.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신청·접수가 되면 신청사항이 유족과 이해관계인에게 통지되며 2개월 간의 공고기간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후 사실조사를 거쳐 4·3실무위원회의 심사 및 4·3중앙위원회의 심의·결정이 이뤄지며 결과를 통지받은 신청인이 가족관계등록관서에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신청하면 대법원 규칙에 따라 최종 처리된다.
제주도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범위 확대를 위한 실태 파악 등을 하고자 행정안전부 및 법원행정처와 지난 4개월간 긴밀히 협의해 왔다.
특히 지난해5~8월 제주4·3사건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조사 결과 총 427건의 접수 중 실제로는 희생자의 친생자이나 희생자의 조카나 형제 등으로 출생신고가 된 ‘사실상의 자녀’인 경우가 228건으로 확인된 바 있다.
제주도는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지난 26일 행정시·읍·면·동 담당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제주4·3사건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조사' 신고자 427명에 대해 조속한 신청.접수가 이뤄지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숙원이던 유족들의 바람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업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오랜기간 뒤틀린 가족관계로 고통을 받았던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적법한 권리 회복을 위해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위해 희생자와의 신분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는 증거의 진실성이 객관적으로 담보돼야 하며 보증서 등 단독의 증빙자료만으로 그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4·3위원회는 제출된 증빙자료 모두를 종합해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여부를 심의·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은 2021년 6월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을 통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특례'가 도입되면서 준비가 시작됐다.
그러나 정정 대상이 ‘희생자의 사망기록(사망일자, 사망장소)’으로만 한정하면서, 가족관계 정정범위 확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해 7월 제주4.3특별법에 의한 가족관계 등록사무처리규칙이 마련되고, 올해 3월 제주4.3특별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면서 확대 신청의 근거가 마련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