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집값은 내리는데 분양가는 고공행진...1년새 25% '껑충'

6월말 기준 3.3㎡당 2417만원...상승률 전국 평균의 두배 넘어

2023-07-17     최일신 기자

집값이 꾸준히 내리고 매수심리도 얼어붙었지만 제주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여전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고금리와 건설원가 상승, 분양가 규제 완화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가뜩이나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고분양가 부담까지 더해지며 청약시장의 부진 탈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 주택 매매가 11개월째 하락...매매심리지수 제주만 기준치 아래 '하강국면'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종합) 매매가는 한달전보다 0.2%떨어졌다. 작년 8월 이후 11개월째 하락세다. 

이중 아파트 매매가는 0.37% 떨어지며 전국 평균 감소폭(-0.04%)에 비해 훨씬 큰 낙폭을 보였다. 작년 12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낙폭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추세전환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주택매매 심리는 확연한 회복세를 타고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지역은 오히려 더 얼어붙는 양상이다.

국토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6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지역만 기준치(100)를 넘지 못했다.

제주지역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한달전보다 7.6포인트 내린 94를 기록하며 '하강국면'에 빠져있다.

◇제주 분양가 상승률 '전국 최고'...85㎡이하 '10억' 가시권

이처럼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날 공개한 6월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제주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2417만5800원(㎡당 732만6000원)으로 1년전에 비해  493만6800원이 올랐다. 1년새 25.66%나 뛴 것이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11.37%)보다 갑절이상 높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HUG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 분양가격을 의미한다.

이 기간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1621만6200원을 기록한 가운데 제주는 서울(3192만7500원) 다음으로 높았다. 그 뒤를 이은 부산(2062만원)에 비해 제주는 3.3㎡당 400만원 가까이 비쌌다.

면적별로는 주택 수요가 많은 전용 85㎡이하 중소형 면적의 분양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면적은 60㎡이하 소형이다. 올해 6월말 기준 3.3㎡당 2435만7300원으로, 전년동월(944만4600원) 대비 무려 1491만원이나 올랐다.

이어 수요가 가장 많은 60㎡초과 85㎡이하도 분양가가 1년새 24.13%(3.3㎡당 454만4100원) 상승했다.

주택 시장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분양가가 오르는 것은 자재값과 인건비, 금융비 등의 상승에 분양가상한제 해제 등 부동산 규제 완화로 사업주체의 가격 책정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인상된데다 내년부터 30채 이상 민간아파트에 확대 적용되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 등 강화되는 건축기준까지 더해져 공사비 상승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5㎡이하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폭이 커지면서 제주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국평' 기준 분양가 '10억'돌파도 가시권에 들었다.

이번 분양가 공개에 포함된 효성해링턴플레이스제주의 경우 '국평' 최고가가 8억9110만원으로 3.3㎡당 평균 2700만원이었지만 발코니확장과 유상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실제 분양가는 9억중반대를 넘겼다. 이는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e편한세상 연동센트럴파크’(84.97㎡ 최고가 9억4830만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제주 최대 규모의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중인 이도주공 2.3단지의 경우 시공사가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벌써부터 일반 분양가가 10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올 하반기 분양이 예상되는 오등봉과 중부도시공원 민간아파트 분양가도 관심사다. 토지 보상비가 수백억원이 추가되고 건축비 상승과 높은 관심도 등을 감안할때 당초 제시됐던 분양가보다 대폭 오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감안하면 분양가 오름세가 꺾이길 기대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다"며 "청약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