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인권단체들 "위기영아.임산부 지원조례, '베이비박스'화 우려"
제주에서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의 보호·상담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외 여성.인권 단체 등이 이 조례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제주여민회와 여성인권연대 등 제주도내 여성.인권 단체를 포함한 41개 단체는 제주도의회에 위기 임산부 및 위기영아 보호.상담 지원 조례안과 관련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조례안 제5조 '위탁운영'은 ‘베이비박스’등 눈에 보이는 단어는 삭제했으나, 조례의 해당 내용을 폭넓게 규정하면서도 실제 세부 이행 규정은 위탁 규정 하나에 불과하며, 위탁 근거를 명시하고 있지도 않다"며 "결국 위기 임산부와 위기 영아에 대한 폭넓은 영역을 민간으로 이전할 수 있는 위탁 조항만 규정함으로서 실제적으로 베이비박스와 유사하거나 또는 거의 똑같은 형태의 제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베이비박스 설치 지원 조례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4조 '지원사업'에 열거돼 있는 모든 사업은 모두 중요하며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제4조 위기임산부에 대한 출산 및 산후조리 지원, 주거 및 생계지원, 아동양육지원, 치료지원 등의 실제화를 위한 제대로 된 이행 규정이나 예산 추계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어서 비용추계를 하지 않았다면, 결국 ‘민간위탁운영’만을 위한 조례라고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 "위기 임산부와 위기 영아의 문제는 영아와 임산부의 기본적 생명권과 인권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매우 깊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주도의회의 위 조례안에 관한 논의는 너무나 얕아 보인다"라며 "따라서 이 조례는 마땅히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조례는 제주도지사가 제주도내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고 위기영아가 원래의 가정에서 안전하게 양육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도지사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기임산부 및 배우자에 대한 상담 지원 △위기임산부에 대한 출산 및 산후조리 지원 △위기임산부에 대한 주거 및 생계 지원 △위기임산부에 대한 아동양육지원 △위기아동에 대한 일시보호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에 대한 치료 지원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에 대한 실태조사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그 밖의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 지원을 위해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한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