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단계 제도개선' 제주특별법 개정안, 2년여 만에 국회 통과
국회 본회의, 개정안 가결...제도개선 과제 57건 중 30건 '반타작'
감사위원장 등 '공모 추천제' 도입...버스전용차로 특례 반영
카지노 양도양수 사전인가제-행정시 사무 민간위탁 특례 '불발'
제주특별자치도 7단계 제도개선안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통과된 법안에 신설된 핵심과제는 최초 제주도 제출안보다 절반 수준만 반영된 것으로 확인돼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국회는 2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안을 의결했다.
지난 2021년 11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된지 1년 7개월만이다. 제주도가 제주도의회 동의절차(2021년 3월)를 거쳐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에 제출한 7단계 제도개선안 제출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는 2년 3개월만이다.
이번 제도개선과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 2021년 57건의 제도개선 사항을 제출했으나, 정부 심의하는 과정에서 재정특례 사항 등이 배척됐다.
이어 행정안전위원회 심사에서는 이 36건 중 2건에 대해 삭제 또는 수정됐고, 법사위 심사에서는 다시 4건이 제외되면서 사실상 '반타작' 수준인 30건만 최종적으로 국회 관문을 통과했다.
우선 핵심 사항이었던 카지노 양도양수 사전인가제의 경우 행정안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는 반영됐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당시 법사위 논의에서 형평성 및 재산권침해 논란, 계약자유의 원칙 위반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일부 법사위원들은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카지노업 종신허가를 갱신허가로 전환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제주도가 도의회 동의를 거쳐 제출했던 행정시장 직선제를 비롯해 국세의 제주특별자치도세 이양, 면세점 매출의 1%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부과, 카지노업 갱신허가제 도입 특례 등은 정부 심사과정에서 배척됐다.
JDC 이사장을 임명할 경우 도지사가 복수 추천하거나 도지사와 협의하도록 하는 JDC 이사장 임명특례 조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JDC가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개발사업은 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특례조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따른 JDC의 사업의 적정성 등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례도 반영되지 않았다.
행정시 사무를 민간 위탁할 수 있도록 한 특례 역시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다만 행안위 논의 과정에서는 정부 입법 당시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지정면세점 수익금의 5% 이내를 지역농어촌진흥기금으로 출연하는 것을 의무화한 조항이 신설됐다.
이와 함께 자치권한 기능 강화를 위해 주민자치위원회 설치 규정을 임의규정으로 전환해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상 주민자치회를 자율적으로 시범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감사위원회의 감사위원장 및 감사위원 선정 시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정·추천위원회의 절차를 거치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도지사가 지명하던 감사위원장을 추천위원회 공모 및 배수 추천을 거쳐 지명토록 바뀌게 된다.
감사위원의 경우 현행 제주도 및 도의회, 교육청 등 각 기관이 단순 추천하던 것을 공모를 거쳐 추천하도록 개선됐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등 재난 발생 시에는 도지사가 법무부장관에게 즉각 무사증 입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창출장려금사업 권한을 이양받아 도에서 직접 수행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제주의 교통상황을 반영한 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위해 전용차로의 종류를 비롯해 전세버스와 택시 등 전용차로 통행가능 차종 등에 관한 사항을 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청정 환경 보전을 위해 세계환경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도조례에서 법정계획으로 격상하고, 관련된 국가의 역할을 강화했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도 재협의 및 변경협의 대상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제주의 경우 도조례로 평가대상사업을 확대 운영하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재협의 대상이 아닌 경우 재협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절대·상대·관리보전지역 행위제한 위반사항에 대해 원상회복 명령과 대집행 근거 규정을 신설하고,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변경협의 대상 기준을 이양 받았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이뤄졌다.
물 관련 계획의 최상위계획으로 통합물관리기본계획 수립 근거를 마련했으며, 지하수 굴착과정에서 오염 유발 가능성이 있는 굴착행위에 대한 허가제를 도입했다.
이밖에도 이번 개정안에는 도의회 인사 독립성 보장을 비롯해 △주민조례 발안 연령 완화 △도의원의 의정활동비 등에 관한 특례 △주민자치회 설치 및 구성, 도교육청 소관 기금의 운영 등을 본회의 의결 △자치경찰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집행 중 발생한 손실 보상 등의 특례가 신설됐다.
또 △감사위원장 임명 및 감사위원 위촉 방식 개선 △감사위원회 사무국 직원을 지방․국가공무원으로 확대 △종합계획을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위상 강화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 △도지사의 외국인 무사증 입국 고시 변경 요청 권한 신설 △국제학교 교원 내·외국인 차별 금지 등도 명문화됐다.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은 “제주특별법 국회 통과에 따라 시행령과 도조례 개정 등 실효성 확보를 위한 후속조치를 조속히 추진해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부분적·단편적·단계별 제도개선 방식에서 벗어난 포괄적 권한이양 방식으로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분권모델을 선도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본회의에서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안 제안설명에 나선 송재호 의원은 "지난 2006 년 최초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설치될 당시만 해도 제도개선안이 7단계까지 도출될 것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라면서 "앞으로는 개별법상 특정조항에 명시된 사무만 이양받는 방식이 아닌, 보다 포괄적으로 권한을 이양받을 수 있는 새로운 특별자치제도 구성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제부터는 시행령과 조례 개정 등을 신속하게 추진해 개정안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철저를 기하겠다"며 "또 행정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는 법률 단위로 사무를 이양받는 포괄적 권한이양 방식으로 대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늘 그래왔듯, 제주가 대한민국의 지방시대를 이끌며, 지방분권의 올곧은 길을 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