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일회용컵 보증금제' 4개월, "공항.시청 반납기 운영 미흡"

제주환경운동연합, 일회용컵 보증금제 모니터링 결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떠넘기기 심각...교차반납 활성화해야"

2023-04-06     홍창빈 기자

전국에서 제주와 세종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된지 4개월을 넘긴 가운데, 이용자가 많은 제주국제공항과 제주시청 일대에 반납기 운영이 미흡한점 등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4개월에 따라 브랜드 가맹업체 및 공공반납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보증금제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10개 브랜드별 가맹업체 각 1곳씩 총 10곳과 공공반납처 4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점검은 업체에서 보증금제도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업체와 공공시설에서 보증금컵이 원활하게 반납이 되고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 "매장 내 보증금제 홍보 아쉬워...본사 차원의 지원 필요"

먼저 보증금제도를 이행하고 있는 업체에서는 보증금 스티커의 부착이나 반납에 대한 안내 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업체별로 보증금제도의 운영을 알리는 홍보물의 크기나 부착 방법이 천차만별이었으며 홍보를 과소하게 하는 업체의 경우 보증금제도 참여업체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참여업체의 입구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참여하는 업체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모니터링 대상 전체 매장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홍보하는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만큼, 본사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실상 프렌차이즈 본사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과 관련해 어떠한 노력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결국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주의 홍보 편의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본사가 보증금제도에 책임 있게 참여하고 이에 대한 이행을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링 대상 매장들은 대부분 무인반납기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다른 업체의 제품은 반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일회용컵 교차반납은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시행 초기 교차반납을 허용하지 않았다가 무인반납기가 보급되면서 교차반납을 허용하는 것으로 제도가 개선됐다"며 "따라서 최소한 무인반납기가 보급된 업체의 경우 원칙적으로 타업체의 일회용컵도 반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회수율을 높여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회용컵

◇"공항.시청 반납기 홍보 미흡...배치장소 변경 고려해야"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제주공항과 제주시청, 주민센터 1곳과 재활용도움센터 1곳 등 총 4곳의 공공반납처를 대상으로도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 제주공항의 경우 3층에서 무인반납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홍보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항에 도착해서 반납할 장소를 찾을 가시적인 표시가 없어 일회용컵 반납을 위해 공항안내 창구를 통해 확인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렇게 되면 무인반납기에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전국 시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관광객들이 주로 반납할 수 있는 창구가 공항과 항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심하게 홍보하고 안내할 수 있는 표지의 설치 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시청의 경우 반납기가 민원인과 시민들이 주로 찾는 민원실이나 휴식공간이 아닌, 1별관 안 쪽에 위치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민원인이나 시민들이 찾기에는 다소 동떨어진 공간으로 사실상 시청 공무원들의 반납처로 전락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민원실을 방문해서 일회용컵 반납처를 물었지만 이에 대한 위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공무원도 있었다"며 "그만큼 제주시청이 공공반납처로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시청 주변은 상권이 발달해 다수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이행하는 업체가 위치하고 있어 중요한 거점 역할이 가능한 공간"이라며 "향후 보이콧을 포기하고 제도 이행으로 선회한 업체들이 늘어나게 된다면 제주시청을 중심으로 일회용컵 반환 수요가 늘어나게 될텐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민원인이나 시민들이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민원실 등에 무인반납기를 배치 운영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주민센터와 재활용도움센터에서는 두 사례에 비해 운영이 잘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민원인이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반납기가 위치해 있었으며, 재활용도움센터의 경우 인력이 직접 배치돼 있어 이에 대한 안내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공반납처에 대한 홍보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일회용컵 반화처로 주민센터와 재활용도움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대부분 모르기 때문이다. 

공공반납처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홍보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마련도 절실하다고 평가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보증금제도를 이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10곳의 업체를 방문하는 과정에 2곳의 업체가 보증금제도를 추가로 보이콧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보증금제도에 대한 명확한 이행을 독려하고 이에 따른 법률 위반 등 단속과 과태료 적용을 강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 따라 제도 이행이 의무인 상황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보이콧을 결정하는 것은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며 "게다가 제도의 시행에 따라 이를 적극이행하는 업체들에게는 명백한 불이익이고 형평성에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제도 이행에 따른 어려움은 지원방안 마련 등을 협의하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제도 이행을 전면 거부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단속과 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시행은 무분별한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고, 다회용품을 권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그만큼 이번 시범사업이 제대로 안착 돼야 전국 시행도 앞당길 수 있고, 제도의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는 제도의 안착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계획과 프렌차이즈 본사가 제대로 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할 것"이라며 "제주도 역시 제도 시행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프렌차이즈 가맹 점주와의 대화를 지속하는 한편, 보이콧한 업체들이 제도에 편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시민들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