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구속 진보인사 가족.대책위, 호송차량 막아서며 격렬 항의
"국정원, 진술거부권 표명에도 불법 강제인치" 규탄
국가정보원이 제주에서 진보활동을 펼쳐 온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처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구속된 피의자 가족들이 국정원과 경찰의 '강제 인치' 시도 중단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와, 구속된 피의자 가족들로 꾸려진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제주교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은 조작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강제인치 규탄한다"면서 "한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 보장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인치는 구속한 사람을 다시 특정장소로 연행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대책위와 가족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와 변호인들은 구속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진술거부권을 행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피의자 신문을 위한 불법적 강제인치를 하지 말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국정원은 지난 2월 27일에 이어 3월 4일과 3월 7일에도 피의자들을 검사실에 강제 출석시키겠다고 통보했다"면서 "이는 헌법 제12조의 진술거부권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이미 1990년에 헌법 제12조 제2항의 의미는 그 어떤 수단으로서도, 심지어 법률로서도 진술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확인하고 있으나 이 역시도 국정원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더욱이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와 제주경찰청 소속 합동수사팀은 (지난 2월 27일) 피의자를 강제로 인치하는 과정에 피의자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물리력을 행사해 피의자의 속옷까지 벗겨지는 등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피의자 연행으로 피해자 가족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면서 "또한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강제인치 과정을 항의하는 가족들을 폭력을 행사했고, 피해자 가족이 목이 조이고 팔이 꺽이는 등의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두 대책위는 "진술거부권행사를 묵살하고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원의 행태를 규탄하며, 불법적으로 거짓 간첩조작사건을 만드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 마음으로 제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이라며 "국정원과 경찰은 불법적인 강제구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국정원 제주지부에서 피의자 신문을 하기 위해 피의자들을 태운 호송차량이 제주교도소 정문을 나서려 하자, 피의자 가족들과 대책위 회원들은 호송차량을 막아서면 격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차량 통행로 확보를 위해 강제 해산에 나서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대책위 측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월27일 구치소에서 피의자를 인치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적법한 구속영장에 의한 정당한 법집행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속옷이 노출된 건 피의자를 차량에 탑승시키는 과정에서 운동복 바지가 단순히 흘러 내린 것일 뿐 폭력적인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피의자를 유치장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피의자 가족과 농민회 측(10여명)이 달려들어 적법하게 제지한 것일 뿐, 피의자 가족들이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