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정명' 논의 필요...'미국의 역할과 책임' 규명해야"

제주4.3특별법 개정 1주년 기념 정책 토론회 국회서 열려
4.3 유족회, '4.3의 정명-미국 책임규명' 등 향후 과제 제시

2023-01-17     홍창빈 기자
17일

제주4.3특별법이 개정되면서 희생자에 대한 국가 보상이 시작된 가운데,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서는 '정명'이 이뤄지고 미국의 책임규명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제주시갑), 김한규(제주시을), 위성곤(서귀포) 국회의원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교육청, 제주도의회가 주최하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4.3단체들이 주관한 4.3특별법 개정 1주년 기념 토론회가 17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양성주 제주4.3유족회 사무처장은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 이후의 현황, 성과 그리고 향후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8가지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양 처장은 향후 과제로 △4.3정명의 문제 △희생자에 대한 암묵적인 차별 철폐 △국가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4.3특별법의 재개정 △4.3희생자의 가족에 대한 피해회복 조치 △미국의 역할과 책임규명 그리고 사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활동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 △ △세대 전승 및 교육사업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보상금이 희생자에게 지급이 되면 4.3유족의 활동과 관련단체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부 있다"며 "실제로 진화위의 결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국가보상금을 지급 받은 단체에서는 유족들 이 참여가 부진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가보상금의 지급은 과거사 문제 해결의 과정 중 하나 일뿐 전부가 아님은 분명하다"며 "제주4.3에 있어서도 4.3특별법이 제정이 되고, 수차례 개정이 됐지만 아직도 미해결 과제들이 남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처장은 또 "제주4.3 70주년에도 잠시 정명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광범위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며 "4.3유족회 전부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미군정의 책임과 국가폭력에 대항하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을 준비했었으나 법안이 국회의 논의과정에서 어려움을 고려해 정의부분은 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급하게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 분위기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논의와 논쟁은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이 거의 일어나고 있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양 처장은 제4.3 희생자에 대한 암묵적인 차별 철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처장은 "오키나와 평화공원의 위령비에는 일본군 그리고 그 상대국인 미군, 그리고 오키나와 주민, 조선인, 대만인 등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희생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며 "제주4.3위패 봉안관에는 모든 희생자가 차별없이 모셔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4.3특별법 어디에도 제주4.3희생자에 대해 구분하거나 차별하는 조항이 없음에도 그러하다"며 "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금 지급이 현실화 되는 분위기 속에서 배제된 희생자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2001년에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의해 암묵적으로 배제된 4.3희생자에 대해 구제할 방법을 찾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양 처장은 "국가 원수가 수차례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제주도민과 유족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며 "하지만 그뿐이다. 국가공권력을 함부로 휘둘렀던 어떤 자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3특별법을 전부개정하면서 국가폭력 책임자에 대한 처벌조항은 국회 통과라는 대명제 아래 자발적으로 삭제해야 했다"며 "재판정에 세우고 서훈을 박탈하는 것이 현실적인 어렵다면 역사적 책임을 묻는 조치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처장은 4.3희생자의 가족에 대한 피해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 처장은 "4.3으로 인해 부모와 다른 가족관계를 법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쉽게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며 4.3으로 인해 잘못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 및 일반재판 4.3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을 위한 4.3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안부에서 용역을 통해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상금이 지급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빠른 법률 개정이 요구된다"며 "특히 행방불명인 가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실질적인 사망 이후에 이루어진 혼인신고와 출생신고에 대해 특례조항이 인정 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한규 국회의원이 이미 대표 발의한 내용인 일반재판 4.3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도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전부 개정된 4.3특별법은 제주4.3희생자에 대해서 각 9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지만 배우자와 가족에 대한 피해회복 조치에 대해서는 어떠한 피해회복 조치가 없다"며 "개정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행안부 관계자는 희생자 가족의 피해회복을 위한 소송의 길이 열렸다고 했지만, 10만 명이 넘는 유족들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해결책이고 가능한 방법인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2001년 4.3사건 민사소송 재판에서 재판부는 희생자에 대해 1억원, 배우자 5000만원, 자녀 1000만원, 형제자매 5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판결한 바 있다"며 "이런 기준에 따라 법률 개정을 통해 일괄 위자료 지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또 4.3당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책임을 규명하고, 미국이 이를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3유족회는 4.3 70주년을 맞아 4.3사건에 대한 미국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는 10만인 서명을 받아 미국대사관에 제출한 적이 있다"며 "4.3유족회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에 대한 책임과 사과를 요구한 실질적 인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에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연대포럼을 구성해 활동을 해 왔다"며 "하지만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한 활동이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향후 폭 넓은 시민사회 단체 그리고 평화재단을 비롯한 공적인 부분에서의 역할도 같이 병행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계획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활동을 하다 국가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받은 분들에 대해 구제조치가 없다"며 "4.3으로 인해 간첩조작 사건에 휘말려 고초를 겪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피해회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법률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4.3이 이제 70년을 넘어 80주년을 향해 가고 있다. 4.3에 대한 기억의 전승, 세대 전승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4.3의 전승 및 교육사업을 추진한다면 4.3에 대한 연구자와 활동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자연스럽게 후속자원을 배출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처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허상수 전 성공회대 교수가 '4월3일 대사건의 국제적 해결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이창수 법인권사회연구소 대표가 '과거사와 4.3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어 한권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김세은 변호사,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전 4.3지원과장), 홍일심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가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