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상검증 논란' 제주 4.3희생자 68명 재심개시 결정

증인신문 후 40여일 만에 재심개시 결정

2022-09-06     홍창빈 기자

검찰이 무장대 활동 전력을 문제 삼으며 재심 개시에 제동을 걸었던 제주4.3희생자들에 대해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군사재판을 받은 故 김영창 등 수형인 67명 및 일반재판 수형인 1명 총 68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4.3재심 결정을 위한 재판은 대부분 서면심리로 이뤄졌는데, 이들의 경우 검찰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대면 심리가 진행됐다.

검찰은 재심 청구인 청구인 68명 가운데 4명의 무장대 활동 전력을 거론하며 희생자 자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측은 "정부의 4.3희생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수형인 중 4명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제기한 희생자 기준에 인정될 수 있는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헌법재판소의 기준은 4.3특별법이 제정되자 지난 2001년 군경 관계자 및 가족이 제시한 헌법소원 결과에서 제시됐다.

당시 헌재는 '군경 진압에 적극 대항한 자, 4.3발발의 책임이 있는 남로당 핵심간부 등은 희생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수형인측 변호사는 "4.3위원회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희생자를 결정했다"며 "(재심 청구인들이)재심 요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4.3진상규명위원회 김종민 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 지난 7월26일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 위원은 검찰의 자료에 대해 "근거가 없는 자료"라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에서 "(검찰이 문제를 제기한 희생자들이)이념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은 "희생자 결정이 난 분에 대해서만 특별재심한 것 아니냐"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김 위원은 "지금 검찰같이 문제제기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오늘같은 신문을 해야 하는지 황당한 일"이라며 "특별재심하고 수형인명부에 계신 분들에 대해서는 위원회 권고에 의해서 검찰이 직권재심을 청구하게 돼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직권재심 과정에서도 일부 제외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증인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40일 넘게 고심한 끝에 이들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