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무허가 집회 개최' 누명, 70년 만에 벗었다

제주지법, 일반재판 4.3희생자 故 박원길씨 재심 무죄 선고
군사재판 수형인 30명도 무죄 선고...총 280명 명예회복

2022-08-30     이창준 기자

제주4.3 당시 두 차례의 일반재판으로 처벌받은 피해자가 70여 년의 세월이 지난 후, 다시 2차례의 재심 끝에 억울한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했다.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제주 4·3일반재판 희생자인 고(故) 박원길(1941년생)씨에 대한 특별재심 사건을 심리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박 씨는 1947년 11월부터 1948년 1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무허가 집회를 열었다는 등의 이유로, 1948년 4월 3일 제주지방심리원으로부터 벌금 5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박 씨는 지난 3월에 열린 특별재심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그는 1947년 3.1절 집회에 참가해 치안 질서를 교란했다는 이유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고인의 손자인 박모씨(43)는 이날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고 "어린 시절 할아버지는 생전에 술을 참 많이 드셨던 기억이 난다. 오늘을 계기로 할어버지의 명예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무죄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제 추석이 다가오는데, 오늘 소식을 잘 말씀드리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제주지법 제4-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30명에 대한 직권재심 재판도 열었고, 이들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지금까지 11번의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4.3피해자는 총 280명이 됐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