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제주4.3 재심 결정과정서 '희생자 검증' 요구 논란

'4.3희생자' 인정된 재심청구인 4명에 "무장대 활동 이력 있다"며 재심 제동

2022-07-12     홍창빈 기자

검찰이 이미 제주4.3희생자로 결정된 이들에 대해 무장대 활동 전력을 문제 삼으며 재심에 제동을 걸어 '희생자 검증'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2일 제주4.3 당시 군사재판을 받은 수형인 67명 및 일반재판 수형인 1명 총 68명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그동안 4.3재심 결정을 위한 재판은 대부분 서면심리로 이뤄졌는데, 이 날의 경우 검찰이 재심 청구인 68명 가운데 4명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대면 심리가 진행됐다.

검찰은 재심 청구인 가운데 4명에 대해 무장대 활동 전력을 거론하며 희생자 자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심리에서 검찰측은 "정부의 4.3희생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수형인 중 4명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제기한 희생자 기준에 인정될 수 있는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헌법재판소의 기준은 4.3특별법이 제정되자 지난 2001년 군경 관계자 및 가족이 제시한 헌법소원 결과에서 제시됐다.

당시 헌재는 '군경 진압에 적극 대항한 자, 4.3발발의 책임이 있는 남로당 핵심간부 등은 희생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수형인측 변호사는 "4.3위원회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희생자를 결정했다"며 "(재심 청구인들이)재심 요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4.3진상규명위원회 김종민 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희생자 결정 과정과 기준에 대해 설명을 듣기로 했다.

한편 검찰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다크투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4.3특별법에 따라 국가기관을 통해 이미 결정된 4·3희생자에 대해 추가 검증 요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4.3특별법에 따른 특별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희생자’의 범위는 별다른 제한이 없으므로, 이미 희생자로 결정된 이상 다른 4·3희생자와 동일하게 특별재심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욱이 이번 재판은 4·3 당시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불법적’으로 진행한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이지, 4·3희생자의 사상과 삶을 검증하는 재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4·3희생자의 사상검증하냐는 의혹을 받고 싶지 않다면 예외없는 4·3희생자의 재심청구를 보장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별도로 진행된 제주4.3희생자 30명에 대한 내란죄 및 국방경비법 위반혐의 직권재심 재판에서 30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제주4.3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들 가운데 270명이 무죄 판결을 받고 명예를 회복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