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레이더 시설사업, 결국 '공사 재개' 수순

제주도, 국토부에 공사 허용 통보

2022-03-03     홍창빈 기자

불법 논란이 제기됐던 한라산국립공원 1100고지 오름 정상에서 진행되는 국토교통부의 제주남부항공로 레이더 시설 설치사업이 결국 재개될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국토부에 이 사업 건축허가 과정이 모두 적법하다며 사실상 공사를 재개해도 좋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한라산 1100고지 휴게소 인근 삼형제큰오름 1499㎡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사업 부지가 절대보전지역으로, 제주도 조례상 레이더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제6조(절대보전지역 안에서의 행위허가 대상)에서는 "전파법 제2조제5호에 따른 무선설비의 설치나 그 부대시설의 신.증축. 다만, 보전지역 중 기생화산(오름)에서는 무선설비의 설치나 그 부대시설의 신.증축을 할 수 없다"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절대보전지역은 일반적으로 개발할 수 없지만 제주특별법 355조에 보면 공공기능목적 시설은 허가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 시설은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이후, 제주도의 절대보전지역 행위 허가를 받은 것이어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제기되자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이 사업 공사 중지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오름 정상에 레이더를 건설하는 것은 도민정서에 맞지 않고 갈등발생의 우려가 있다며 국토부에 사업부지 이전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부지 이전을 위해서는 인허가권자인 제주도(서귀포시)가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용역 및 건축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에 대한 손실을 보전해 줘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주도 및 서귀포시에 회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희 입장에서는 현 부지가 가장 좋지만, 도민 정서 등을 고려 해 이전해 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에 따라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며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진행했던 만큼, 건축 인허가권자(서귀포시)가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손실을 보전해 줘야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도는 자문변호사와 로펌 등에 인허가 과정에 대한 법률자문을 의뢰했고, 결과 '건축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자문 변호사들은 인허가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공공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갈등을 이유로 적법한 허가를 취소할 수 없으며, 허가를 취소하는 경우 국토부에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제주도는 내부 회의를 거쳐, 공사를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공문을 회신한 국토부는 "한라산에 눈이 녹는대로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제주도 보전지역관리 조례의 허점이 드러나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됐던 이 조례 6조 5호에는 '보전지역 중 기생화산(오름)에서는 무선설비의 설치나 그 부대시설의 신.증축을 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조항인 6조6호 규정은 '문화재보호법' 등에 따라 문화재청장 및 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행위 등은 절대보전지역에서도 행위허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나의 조례 안에 한 조항에서는 불가능하도록 규정했는데, 다른 조항은 도지사의 허가를 받으면 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은 "하나의 조례 안에서 한 조항은 허가가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다른 조항은 허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보전지역 조례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염려가 있다"며 "조례 개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