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모진 고문에 허위자백 옥살이 17살 소년, 70년만에 정식 재판 받을까

제주지법, 4.3일반재판 피해자.유족 재심청구 첫 재판

2021-12-15     오영재 기자

제주4.3 당시 경찰의 고문을 받고 허위 자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희생자와, 형무소에서 실종된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법원에서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5일 제주4.3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및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육지 형무소로 끌려간 뒤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청구 재판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 신문에는 희생자 33명 중 일반재판을 받은 5명의 희생자 및 그 유족들이 발언에 나섰다.

첫 진술에 나선 고태명 할아버지(89)는 17세이던 지난 1948년 6월24일 할머니의 제사를 지내던 중 체포영장도 없이 경찰에 끌려갔다고 진술했다.

고 할아버지는 "제사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 집에서 '산에서 누가 내려왔다'고 이야기 하며 어머니와 저를 데리고 갔는데, 그 곳에 경찰이 찾아와 그대로 잡아갔다"며 "경찰은 왜 잡아가는지 조차 말해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제주시 관덕정에 있는 경찰서로 끌려갔다는 고 할아버지는 일주일간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전기 고문을 당했고, '자백하면 더 고문하지 않겠다'는 말에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고 할아버지는 "나이가 80살이 넘어가니까 억울하고, 어디 가서 말할 수도 없고 죽고 싶은 마음"이라며 "판사님이 최선을 다해 판단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 할아버지의 진술에 이어, 4.3당시 목포형무소로 끌려간 뒤 실종된 오성상씨의 아들 오성종씨(78)와, 두 명의 형제와 끌려갔다가 육지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된 문성언씨의 아들 문법구(74)씨의 증언이 진행됐다.

또 경찰서에 끌려갔던 아버지는 다행히 돌아왔지만, 큰아버지와 조부모님이 모두 끌려가 희생당한 박창화씨(68), 아버지가 형무소에서 8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돌아와 연좌제 등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한 양윤녕씨(61)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편 청구인 심문을 마친 제2형사부는 오는 1월5일 세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