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승용 변호사 살인교사 피의자 구속 기소...혐의 '살인죄' 변경
22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과 관련해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50대가 검찰로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의자를 기존 혐의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해 구속기소했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1부(경제.강력범죄전담부)는 김모씨(55)를 살인 및 협박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당초 경찰은 김모씨에게 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범행에서 김모씨의 역할, 공범과의 관계, 범행방법, 범행도구 등에 비춰 '살인죄'의 공모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공모공동정범은 2명 이상의 사람이 범죄를 공모해 이 가운데 한명이 공모 계획에 따라 범죄를 실행했을 때, 실행을 하지 않은 또 다른 공모자에게도 공동정범이라 판단, 똑같이 주범으로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당초 2014년 11월 4일로 만료됐지만, 김씨가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지난 2014년 3월부터 13개월간 해외에 체류했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2015년 12월까지로 연장된 것으로 판단했다.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출국한 경우'에 해당해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기소중지'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소시효 연장 상태에서 2015년 7월 31일 시행된 일명 ‘태완이법(살인죄의 공소시효 폐지)’이 적용됐다.
즉, 공소시효 폐지 시점까지 김씨가 해외에 출국하면서 공소시효가 연장됐고, 그 사이 시효가 폐지되면서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살인을 공모한 공범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연장․폐지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현재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헀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지명수배, 국내 강제송환, 구속에 이르기까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1일 김 씨가 구속된 직후 23일 강력전담 2개 검사실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려 진실 규명에 나섰다.
사건이 송치된 지난 8월 27일부터 약 20일 동안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김 씨와 지난 2014년 8월 사망한 공범 ㄱ씨 등을 비롯해 이들의 주변인까지 계좌 추적을 실시해 금융거래내역을 조사했다.
또 김모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과 다양한 과학수사기법을 진행했다.
범행과 관련된 장소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한편, 다수의 주변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여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한편,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모씨는 지난 1999년 8월부터 9월까지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ㄱ씨와 구체적인 범행방법을 상의하고, 이 변호사를 미행해 동선을 파악하는 등 ㄱ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범행을 실행에 옮긴 ㄱ씨는 지난 1999년 11월 5일 새벽 3시 15분쯤 제주시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노상에서 흉기로 이 변호사의 상반신 등에 상해를 입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27일 방영된 한 방송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살인교사를 했다는 결정적 제보 증언이 나오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자신을 조직폭력배 '유탁파'의 조직원이었다고 소개한 그는 김 씨였다.
당시 김씨는 방송에서 살인교사와 관련해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폭력조직 두목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계획했고, 같은 조직원 중 한 명에게 시켜 이 변호사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사건의 전면 재수사 필요성이 대두됐다. 경찰은 곧바로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23일 김씨가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자로 적발돼, 국내로 송환되면서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