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사기도박 사건 실체 규명한 제주지검, 전국 우수사례 선정

경찰 '혐의 없음'으로 송치한 사건, 재수사로 8명 기소

2021-08-19     오영재 기자

혐의 없음으로 송치된 사건이 검찰의 재수사를 통해 수 억원의 금품을 편취한 사기 도박 사건으로 밝혀지면서 대검찰청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지난 달 전국 검찰청에서 처리한 사건을 면밀히 분석해 우수 업무 사례 7건을 선정했는데, 이 사례가 그 중 하나로 선정됐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사기 도박단에 의해 피해를 봤다는 ㄱ씨(77)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이에 해당 사건을 맡은 제주동부경찰서는 ㄱ씨와 도박을 벌인 관계자 8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공모 사실에 대한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검 제1형사부 이동언 부장검사와 김효진 검사는 이들에 대해 범죄 혐의점이 있을거라 판단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사기 도박과 연루된 8명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

또한 이들이 사용한 수표와 계좌 등을 추적해 범행을 공모한 정황들을 조금씩 포착했다.

검찰은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행적이 묘연한 자금책을 잠복 수사를 통해 검거하기도 했다.

검찰은 당초 경찰이 범행 공모가 어렵다고 판단한 사건을 치밀한 계획에 의한 사기 도박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10월까지 설계, 기술, 자금 등의 역할을 분담해 ㄱ씨를 상대로 2억 11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7회에 걸쳐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을 계획한 설계자 ㄴ씨(82)는 전직 교사이자 도박 경험이 없었던 ㄱ씨를 도박판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술자 ㄷ씨(69)는 섯다 도박의 패를 조작하는 '탄' 수법으로 ㄱ씨에게 강력한 패를 주고 다른 일당에게 더 강력한 패를 줌으로써 승부를 조작해 금품을 편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책 ㄹ씨(59)는 도박에 사용된 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7월 27일 주범격인 위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5명을 포함, 총 8명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은 사건을 사기 도박 사건으로 뒤집은 것이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