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허가취소訴, 18일 항소심 선고...종지부 찍을까

영리병원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 "법원, 항소 기각하라"

2021-08-11     홍창빈 기자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다 허가취소 처분을 받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취소 관련 소송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는 18일 열린다. 지난 1심에서는 병원 허가개설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가운데, 이번 항소심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제주지법 제501호 법정에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이번 녹지그룹의 소송은 제주도가 지난 2019년 4월 17일  녹지국제병원이 현행 의료법이 정한 기한내 병원 개원 및 진료 개시를 하지 않음에 따라 개설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을 내린데 대한 대응차원으로 이뤄졌다.

의료법 제64조(개설 허가 취소 등)에는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2018년 12월 개설 허가를 받고도 기간 내 개원을 하지 않았다. 이에 제주도는 청문절차를 거쳐 개설 허가를 전격 취소했다. 

녹지측은 재판과정에서 제주도가 병원 개설허가를 내면서 제시한 '내국인 진료금지'의 조건부 허가사항이 위법해 이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기한 내 개설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진행된 1심 재판에서는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행정처분이 위법하더라도 당연무효가 아닌 한 처분이 취소되기 전에는 위법을 이유로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며 "녹지측은 개설허가처분에 붙인 조건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더라도, 일단 개설허가 후 3개월 이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해 업무를 시작했어야 하는데 무단히 업무 시작을 거부했으므로, 허가에 위법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개설허가를 취소할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또 "내국인 진료를 제한할 경우 경제성이 없어 병원운영이 어렵다는 주장, 진료거부에 따른 형사처벌의 위험이 있다는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측이 주장했던 또다른 이유인 '채용인력 이탈'과 관련해서도, "개설허가가 늦어지는 동안 채용했던 인력이 이탈한 사정이 있더라도, 허가 후 개원 준비를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인력 이탈을 업무시작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3개월 이내 업무 개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업무정지가 아닌 허가취소의 처분을 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에서는 녹지측이 제기했던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부 사항 관련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취소 청구소송’에 대해서는 선고를 연기했다.

법원은 선고를 연기한 사유와 관련해, "'의료기관 개설허가 처분'은 (제주도의) 허가취소 처분에 따라 이미 소멸한 상태"라며 "소송의 대상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 해당해 각하 판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지측은 반발하며 항소했고, 10개월간 항소심이 진행된 끝이 항소심 선고가 이뤄진다.

한편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제주도내 시민사회 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법원은 녹지 국제 영리병원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항소를 기각하라"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1심 재판부는 이미 제주도의 개설허가에 대한 공정력을 인정했고, 중국녹지그룹이 부당하게 의료기관 개설을 하지 않아 개설허가 취소 사유가 발생했음을 판시했다"며 "녹지그룹이 병원개설허가를 받고도 개설하지 않았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청회를 통한 제주도의 개설허가 취소는 정당했다"며 "항소심을 담당한 재판부는 변하지 않는 객관적 사실을 인정하고 중국녹지그룹의 항소를 기각하라"라고 요구했다.

또 "제주도민과 국민의 염원은 영리병원 중단과 공공의료 확충"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신종감염병과 기후위기로 인한 질병과 건강 손상의 위기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강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영리병원이 들어서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금 제주도민들이 바라는 것은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지루한 법적 분쟁이 아니다"라며 "폐허로 변해버린 제주헬스케어타운과 그 부속 건물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올바른 활용방안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녹지그룹은 2014년 제주도와의 500억 수출협약도 이행하지 않은 채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대한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인한 세금감면, 제주드림타워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각종 이득을 편취하고 있다"며 "중국녹지그룹은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각종 소송전을 중단하고 녹지국제병원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또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도 강 건너 불구경을 중단하고 제주도민의 염원을 담아 녹지국제병원 문제해결을 위해 중국녹지그룹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라"라고 강조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