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구현된 차별 세상과 유니버설디자인
[기고] 한정선 / 웹매거진 멍MUNG 작가
클럽하우스(이하 클하)가 생기고 이제 안드로이드도 편입되면서 SNS의 지평이 바뀌고 있다. 클하는 SNS가 지금껏 지녀온 고정된 공간성을 전복하고 휘발되는 시간성을 강조한다. 초대를 통한 가입이란 방식과 저장 불가라는 기능이 미국 내 검열을 피하기 위한 흑인 인권활동가들의 참여를 증폭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한편으로 저작권을 무시하면서 작품이 재생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클하에서는 이와 동시에 자정 기능이 작동, 발현됐다. 낭독회에 시인이나 작곡가를 초청해서 그의 작품만을 낭독하거나 그의 곡들만을 연주하는데, 이는 사회 운동의 일면과 닮았다. 여타의 SNS에서 으레 저작권을 훼손하는 걸 작가 개인의 사소한 불행쯤으로 간주하는 현상과 분명히 구별된다.
클하 내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혐오에 저항하는 토론방이 생성, 활성화되었다. 찰나라는 시간의 특성에도 멸시, 조롱, 위계를 놓치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성과 성찰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눈다. 가령 스피커와 리스너라는 시각화된 수직 기능을 불편해한다. 스피커로 올라온다는 말을 쓰지 않으려 하며 어떻게 수평적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대안 언어를 찾는다.
외부에서는 소외의 위치에 거의 놓인 적 없어서 차별에 무심했던 이들조차 고작 안드로이드 사용자이기 때문에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진 현실로 인해 배제된 서러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들 인구가 다수임에도 소수자성을 획득하게 된 이 독특한 상황은, 여성이 지닌 소수자성이라는 것이 인구수에 비례하는 개념이 아님을 체험 시켜 혐오의 위계를 인지하게 되는 계기로 작동하는 듯하다. 이는 그동안 거주지가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는 무수한 모습의 장애나 질환으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사회 문화적 논의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의 환대와는 대비된다.
나아가 장애인이라고 퉁 쳐지는 존재가 사실은 다양한 몸을 구현하고 있는 현실이 ‘발견’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새로운 세팅이 주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동 기능을 꺼두어야 하는 시각장애인의 사소한 일상은, 청각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상상할 수 없던 부분이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SNS인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시각장애인보다 비장애인에 가깝고, 클하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비장애인과의 거리가 멀지 않고 오히려 청각장애인과 떨어져 있다.
클하는 장애인으로 묶여 불렸던 이들이 서로 가장 멀리 위치하는 것을 목도하게 만든 ‘사건’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몸을 비장애인에게서 분리하여 하나로 묶음 한, 장애인이란 용어 자체가 지닌 차별은 장애와 비장애로 단순 분류함으로써 오히려 그 언어를 관통하며 몸의 다양함을 은폐하는 것은 아닌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 정의되는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은 그 모두 안에서 차이를 희석하는 것이 아닌가 질문하게 했다.
활발한 논의와 섬세한 기술 접목에 지속해서 주목했던 이유는 다가올 새 생태계의 구조와 연결되는 문제라서, 사소해서 깊은 간극을 드러내는 ‘사건’들이 축소되는 현장이기 때문이었다.
고민의 끝에, 섬세하게 세계를 재조직하여 다가올 세상은 그러므로 유니버설디자인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누구나 편리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은 단순히 장벽 제거에 몰두함으로써 역으로 구획 짓기부터 시작하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의 세계관과 완전히 구별된다. 모두를 위하는 것은 장애라는 대상화된 현실의 경계 자체를 지워버리고 ‘비정상성’에 대한 주목을 분산시키고 대칭된 ‘정상성’을 해체해 버린다.
모두를 위한다는 말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자체를 통합하여 유지되는 세계관이다. 엘리베이터와 컴퓨터 부속품인 마우스의 발명은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지 않는다.
혐오가 만연한 세상에서도 새롭게 유통되는 SNS를 통해서도 끝끝내 목소리를 내는 우리 모두로 인해, 유니버설디자인은 발현되고 실현된다.
대중 속으로 확장되는 인식의 지평에서 무너지고 있을 혐오 세상을 상상한다. 새롭게 디자인되는 세상의 ‘모두’는 마침내 공평하게 편리하고 경계 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정선 / 웹매거진 멍MUNG 작가>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웹매거진 멍MUNG에도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