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돌연 입장 선회...'대정해상풍력 지정안' 통과

농수축경제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 조건부 의결
"주민수용성은 도정이 책임져라"...공 넘기고 '방망이'

2020-04-28     홍창빈.윤철수 기자
대정읍

[종합] 지역주민들간 격한 찬반 갈등이 일고 있는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8일 오전 제381회 임시회 마지막 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심사해 부대의견을 붙여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은 본격적 추진의 문이 열렸다.

농수축경제위는 이날 의결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에 대해 제주도정이 책임지고 해결하고, 최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또 △사업허가 및 개발사업 승인 절차 진행 과정에서 가칭 '주민상생위원회'를 구성해 마을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 △각종 지자체 및 사업자의 지원 및 법적 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금액, 지원 방안을 마련해 도의회에 보고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요구했다.

그런데, 이날 도의회는 '주민 수용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제시하면서도, 도정으로부터 "책임지겠다"는 답변을 끌어내는 형태로 통과시키면서 '공 넘기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 3월 임시회에서 '주민 수용성' 부족을 이유로 해 보류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문제만 실컷 지적해놓고, 사실상 도정에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다.

지역구 의원인 양병우 의원은 "대정해상풍력 관련, 인근 지역주민들이 겉잡을 수 없는 반대의견과 시위 확산으로 마치 강정 해군기지 갈등 연상케한다"면서 "저는 이번 심의에 대해서도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 목소리 묵살한채 지구지정 강행하는 것은 반대한다. 이 상황에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회후 속개된 회의에서 최승현 행정부지사가 출석하자, 도정에 '주민수용성' 문제 해결에 대한 약속을 채근하는 것으로 태도가 바뀌었다.  

양 의원은 "지난 3월 임시회에서 보류된 내용 말하면 '주민수용성 확보하면 다시 동의안을 하겠다'고 했었다"며 "그 이후 도지사는 대정 반대 주민들과 수용성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민수용성 문제 해결에) 모든 부분에 도지사가 모든 책임을 지겠나"라고 물었다.

계속된 채근에, 최 부지사는 "의회에서 지구지정 동의안 동의해 주시면, 저희가 주민수용성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용호 위원장은 "그럼,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 안되면 허가 반려하겠나"라며 제주도의 공식적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김승배 제주도 저탄소정책과장은 "지구지정 동의안은 아주 초기단계 절차"라며 "(수용성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허가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도 관계관들의 답변에, 도의회는 '주민수용성' 문제를 도정이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을 조건부로 해 통과를 시켰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은 불과 몇분만에 철회된 것이다.

이날 심사가 열리는 동안 도의회 정문 앞에서는 대정읍 주민들과 대정 서초등학교 학부모회, 해양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의 거센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어업인들의 황금어장을 강탈하는 대정해상풍력 발전 시범지구 지정을 결사반대한다"면서 이 의안을 부결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편,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는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1리 해역 약 5.46㎢(공유수면)에 지정될 예정이다. 지정 기간은 고시일로부터 20년이다. 

사업시행자는 한국남부발전(주) 주관으로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대정해상풍력발전(주)이다. 이 법인의 주주는 남부발전(49.9%), CGO-대정(25.1%), 두산중공업(25%)로 구성됐다.

대정해상풍력발전(주)는 이 지구에 약 100MW 규모의 해상풍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