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질문 - 더불어민주당 강민숙 의원

2020-04-24     편집팀

존경하고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김태석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석문 교육감님과 교육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강민숙 의원입니다.

코로나일구 사태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의 순간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해지는 요즘입니다.

특히 학교가 그렇습니다.

교실에 학생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우는 우리 아이들의 정겨운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교실에 덩그러니 혼자 남은 선생님들은 마음 다해 가르쳐도 아깝지 않은 제자들에게 따스한 눈빛 한 번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꼈던 사제 간의 정과 학창시절의 추억을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일구에 빼앗겨버렸습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시간을 보내면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신입생은 매일 아침 내복 바람으로 책가방을 메고 현관에 서서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한다고 합니다.

집에서라도 등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매일 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맞벌이 가정의 한 부모는 긴급 돌봄을 신청했다가 아예 포기했습니다.

신청자가 단 한 명이라서 다른 반과 합반해야 한다는 학교의 안내 때문입니다.

내 자녀가 낯선 교실에서 낯선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차마 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도 걱정이 큽니다.

수시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내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학생 생활기록부도 만들어야 하는데 등교는커녕 진로체험이나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없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특성화 학교와 예체능 학급의 경우 전문교과와 실습까지 수업 공백의 여파가 너무나 큽니다.

그리고 장애 학생들에게는 아무리 시스템을 보완한다고 하지만 온라인 개학 자체가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조손 가정과 한부모 가정 학생은 어떻습니까.

집에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온라인 수업은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각 가정의 경제적 환경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일구 사태로 초래된 교육 불평등은 점점 더 극대화될 것입니다.

일선 학교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누구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상황 앞에서 지침만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긴급 돌봄에 온라인 개학까지 교사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따뜻한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사진 4장>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도서를 대출하고 일일이 학생의 이름을 적은 교재와 학용품도 선물했습니다.

(네 개의 꾸러미로 이루어진 선생님과의 첫 만남 이후) 학생들은 선생님이 대출해준 책을 읽고, 학급 단체방에서 서로의 감상을 교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선생님의 배려와 관심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은 안심하게 됩니다.

이처럼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온라인 개학 상황이 지속돼 1학기 등교 개학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플랜B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교육감께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신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코로나일구 사태를 계기로 제주의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교육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새롭게 세우고 교사들을 운영하는 체제도 개편하는 등 코로나일구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주 교육자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합니다.

특히 그간 긴급 돌봄과 방역물품 확보, 개학 연기, 온라인 개학 등의 과정을 정리해 감염병 유행을 비롯한 유사 상황 발생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제주교육청 차원의 백서 발간은 물론, 제주 교육자치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교육감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 제주도교육청의 재난대응체계에 대해서도 질문드립니다.

제주도정이 코로나일구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심각 단계를 선포했을 때 제주도교육청도 신속하게 전담 대응팀을 꾸렸어야 했습니다.

기능하지 못하게 된 직속기관의 인력들을 포함해 가용 인력을 끌어모아 대응팀을 구성하고 코로나일구 상황에 맞춰 교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했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개학이 예견된 상황에서는 교육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교사들로 추진팀을 구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은 지나치게 교육청의 지침에 의존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게 학부모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동안 여러 학부모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온라인 개학 전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자녀가 고3인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선생님과 의논하지 못했다고 불안해했습니다.

학부모들 대부분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원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면서 필요한 기기들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교육당국의 자신감과 달리 학부모들은 제대로 지원을 못 받았다고 토로합니다.

현 상황에 대하여 교육청 내외부 간의 온도 차가 극명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소리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이 모든 목소리가 대응팀을 중심으로 해결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휘 감독 권한은 교장에게 있다는 이유로 많은 문제를 학교에 떠맡겼습니다.

긴급 돌봄교실을 가보면 교육당국의 미흡한 대처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긴급 돌봄 학생들은 학교 교실에 담임 교사와 함께 있으면서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눈앞에 선생님이 있지만 모니터를 쳐다보며 수업을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방과후 학교 강사 등을 활용한 원격 학습도우미 제도를 운영해 교사의 과도한 업무를 덜어주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제주 교육당국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인력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일구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일선 교사의 상황을 고려한 인력 자원에 나서 줄 것을 이석문 교육감님께 요청드립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으면서 올해 책정된 무상급식비 예산이 불용 되고 있습니다.

체험 학습비나 수학여행비 역시 집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반대로 학부모들은 자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경제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불용 되고 있는 예산 일부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서 조금이라도 학부모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안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부산이나 울산교육청의 경우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꽃다발과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일구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와 문구업계를 지원하는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문화예술활동비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상급식 예산을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육재난지원금도 지급한다고 합니다.

교육적 측면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다양한 긴급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주 교육당국도 긴급 지원을 포함해 합리적으로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 예술분야 교육에 대해 질의하겠습니다.

이석문 교육감께서 고교체제개편의 일환으로 읍면 고등학교에 음악과 미술 분야의 예술중점학급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제주형 특목고의 모델을 창출했다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제주지역에 예술고나 체육고가 없기 때문에 이미 수년 전부터 선거 공약으로 제시되기도 했고, 의회 차원에서도 수차례 제안이 있었습니다.

교육감께서는 별도의 학교를 설립하기보다 기존의 학교에 예술중점학급을 설치하는 형태로 교육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본 의원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예술중점학급이 음악과 미술, 그리고 체육에 한정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제주교육이 다양성과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예술 분야를 세분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악과 미술 분야가 어느 정도 정착했다면, 이제는 무용, 국악, 연극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본 의원은 다양한 분야의 교육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서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주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제주 교육복지도’가 되기를 바라면서 본 의원의 제안에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어서 기초학력 미달에 대해서도 질의하겠습니다.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걱정의 바탕에는 학력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은 채 중학교에 진학해 자유학기제로 진로 활동에 집중하다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점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일구 사태로 한 학기가 통째로 날아가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기초학력 문제가 향후 더욱 커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각 학교는 3월에 기초학력진단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걱정입니다.

기초학력보장법이 작년에 제정돼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기초학력진단을 받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진단 이후의 지원책입니다.

제주도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과 관련한 통계를 학교 서열화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교육의 책무를 저버리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각 학교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비공개로 철저히 관리해 학교 서열화를 막아내면서 동시에 미달 학생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주도교육청에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합니다.

맞춤형 학습지원 학급을 운영해 학습 능력이 다소 느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인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제주교대와 교육청이 협약을 체결해 예비교원을 학습 코칭과 상담, 기초학습지도 등의 역할을 담당할 기초학력 보조 교사로 배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기초학력 보장은 교육당국의 책임이자 임무입니다. 코로나일구 사태 속에서도 기초학력 보장을 최우선 교육 과제의 하나로 삼아 학부모로부터 신뢰받는 교육행정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교육행정질문을 준비하면서 거듭 고민했습니다.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개학 연기와 돌봄 공백의 초유의 사태를 대비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제주도교육청의 노력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코로나일구 사태라는 외부적 요인에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교실 대신 집에 앉아서, 또 칠판 대신 모니터를 바라본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절대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석문 교육감님께 많은 질문을 드렸습니다. 성실한 답변을 부탁드리면서 교육행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긴 시간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