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공간, 변시지 그림정원에서 만나는 변시지 추모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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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공간, 변시지 그림정원에서 만나는 변시지 추모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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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석희 /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오석희 /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오석희 /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6월은 날씨의 계절로 보면 한낮의 더위와 갑작스런 소나기로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며 우거진 녹음이 더욱 짙어지는 계절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6월은 추모와 기억의 계절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여기에 한가지 의미를 더하고 싶다. ‘폭풍의 화가’라 불리는 서귀포시 서홍동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변시지 화백 서거 10주기가 되는 달이기 때문이다.

신입 직원이었던 시절, 친한 선배를 따라 방문한 기당 미술관에서 변시지 작품을 처음 마주했다.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 없는 문외한에 가까운 나였지만 그림 속의 거친 바다와 바람, 초가집 등 황톳빛 제주 풍경은 강렬하고 인상 깊었다. 기당미술관에 기록된 설명을 빌면 변시지는 섬이라는 고립된 공간과 그 속에 살아가는 제주인의 삶을 통해 ‘제주화’라는 독특한 화풍을 완성해냈다고 한다. 내가 보았던 그림 속의 황톳빛 풍경은 그저 자연의 풍경이 아닌 척박했던 과거 제주인의 애환이 깃든 삶 자체였다는 생각이 든다. 

서홍동에는 변시지 화백을 기억하고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애쓰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있다. 2016년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조성한 변시지 그림정원에는 변시지 전신상과 까마귀 동상 등이 전시되어 있고, 올해에는 옥외 LED 스크린이 설치되어 변시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화면으로 만날 수도 있다. 변시지 그림정원은 지역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추모와 기억의 공간이자 예술 향유의 공간이며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다.

의미있는 이 곳에서 오는 6월 10일 변시지 추모예술제가 개최된다. 추모사와 추모시 낭송, 추모공연을 비롯하여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등 부대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누군가에게는 변시지의 삶을 되새기며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간이 되고, 변시지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고인의 예술세계와 업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석희 /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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