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 '함께 살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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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장애인의 날, '함께 살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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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지현 / 제주시청 장애인복지과
안지현 / 제주시청 장애인복지과 
안지현 / 제주시청 장애인복지과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되던 첫해에 나는 결심을 했다.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결심이었다. 장애인복지에 마음을 두었던 이유는 동생이 발달장애인이었기 때문이었고 어린 시절 동생이 집안에 갇혀 지내야 했던 그 시간이 나에게는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는 한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절에 사람들은 장애인을 피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장애인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장애인복지 업무를 하면서 나는 그 맺힌 한을 풀고 싶었다.

그러한 결심 덕분에 나는 동주민센터에서 삼 년 동안 장애인업무를 담당했고, 4년째 시청에서 장애인복지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복지도 크게 발전했다. 2021년에는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만들어졌다.

법률에 발맞춰 장애인편의시설이 확대되고 유니버셜디자인이 보편화되었으며 지역사회에 탈시설을 위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었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과 함께 살 결심을 한 것이다.

더는 장애인들이 갇혀 지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그때처럼 누군가에게 한을 만들어 주면 안 되겠기에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욕심이 여전히 남는다.

제도가 바뀐다고 하여 사람들의 의식도 한순간에 바뀌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탈시설에 따른 사회적인 갈등도 분명 여기저기서 생길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을 보고 우리는 애같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미성숙하다는 뜻이다. 미성숙한 사람들은 타인을 이해할줄도 배려할줄도 모른다.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고 공감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갖춘 능력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키워나가는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그 성숙함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는 않겠지만 연습과 훈련을 통해 한 걸음씩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존중과 배려, 공감과 이해의 온정이 가득한 그런 성숙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나의 공직생활이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지현 / 제주시청 장애인복지과>

*이 글은 헤드랑니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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