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과 제주감귤농협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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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과 제주감귤농협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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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정환 /감귤농업인(제주감귤농협 조합원)
오정환 감귤농업인/제주감귤농협 조합원 ⓒ헤드라인제주
오정환 / 감귤농업인(제주감귤농협 조합원) ⓒ헤드라인제주

제주감귤의 본격적인 도입·식재와 더불어 탄생한 것이 제주감귤농협으로 어느 농협 조직보다 역사가 길며 제주감귤과 희노애락을 함께해 온 제주감귤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동반자인 전문농협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감귤의 실상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고 희망이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노지 감귤을 1년 농사짓고 도매시장에 보내면 판매대금은 고사하고 역으로 처리비용을 보내야 하는 현실에서 아무 말 없이 돌아서야 하는 늙은 감귤농업인의 맺힌 눈물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빚을 내어 하우스를 지었건만 영농자재비, 인건비 상승에 가격하락마저 이어져 살기 힘들다는 농업인의 한숨에 뭐라 위로하고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감귤의 옛 명성은 지난 지 오래고 다시 올 것 같지도 않지만 제주감귤이 없는 식탁 또한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도 사랑받는 국민 과일인 것은 맞지만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대신 수입 오렌지나 대체 과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가?

제주감귤의 미래는 있는지, 관련된 기관·단체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중심에 선 감귤농협은 그 역할에 충실한가 되묻고 싶다. 최근 감귤농협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게 세간의 평가이며 정말 감귤전문조직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어떤 조직이든 CEO의 역할은 실로 중요하다. 감귤산업과 조직, 조합원을 위해 헌신·봉사하라고 있는 자리가 조합장 자리인데 그 뜻을 저버리고 소통과 화합, 비젼은 제쳐두고 잿밥에만 관심 두는 사람은 누구나 비판받아 마땅하다. 도가 지나친 편중된 인사와 최측근 챙기기에 조직력은 와해되고, 자화자찬하며 선거 공신을 위해 흥청망청 써버린 재임식 돈으로 어려운 농업인, 조합원 복지 등 좋은 일에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무슨 이유인지?

쓴소리하는 사람들 목소리에 귀닫고 좋은 말만 들으려 하는 수장이 있다면 그 조직의 앞날은 뻔하다. 최근 몇 년간 조합은 무얼했는가 되돌아보라.

농협중앙회·노조간 법적 소송과 패소, 노조파업, 사업장 철수, 조직구성원간 불화. 성적표는 전부 “가”이다. 소통과 화합의 창구는 몇 몇 그들만의 술창구로 빛을 바랬고 구성원들의 신뢰마저 잃어 버린지 오래다. 감귤농협은 그 조직이나 구성원들의 능력은 실로 뛰어나나 그 인재를 발굴하지 못하고 적재적소에 활용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누구의 책임인가?

감귤농협이라면 전문농협으로서 제주감귤과 조합원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날로 약해져 갈 길 잃어가는 감귤산업과 조합원을 위해 희망을 심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관련 기관, 중앙·지방 정부와 소통건의하고 정책 제안, 감귤 생산지도, 유통판매를 탈바꿈시켜 제주감귤이 미래에도 희망적이고 지속가능한 기간산업으로 백년대계의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 책임과 역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라.

발아래 떨어진 먹이만 쪼아 먹는 참새는 그 위에 떠 있는 독수리를 보지 못한다. <오정환 /감귤농업인(제주감귤농협 조합원)>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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