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충분한 기간두고 의견수렴 후 '의견' 전달 예정"
찬반논쟁 격화 속 '단일의견' 사회적 합의 도출 미지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결정이 내려진 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 고시를 위한 준비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토부는 환경부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절차가 완료된 지 이틀만인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보고서'를 송부하고,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제2공항 찬반 논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본계획 고시 절차에서는 제주도가 '제주도의 의견'을 어떤 내용으로 제시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토부가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 제시를 공식 요청해 옴에 따라 9일부터 의견수렴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의견 제시는 공항시설법 시행령 규정에 따른 것으로, 시행령 제4조 4항에서는 "국토부 장관은 기본계획 수립 시 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시행령 제8조에서는 "의견제시 요청을 받은 관한 지방자치단체장은 기본계획안을 14일 이상 주민이 열람하게 하고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14일 이상 주민 열람을 통해 의견을 들은 후 국토부에 제주도의 공식적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주민열람을 위한 의견수렴 창구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본계획안에 대한 열람 장소를 공지하는 한편, 제주도 누리집 게시판을 통해 기본계획안의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열람 장소는 제주도 공항확충지원과와 주민소통센터(성산읍 소재), 행정시(제주시 교통행정과와 민원실, 서귀포시: 시민소통지원실 공항확충지원팀과 민원실), 읍·면·동 주민센터 등이다. 온라인으로 도·행정시 누리집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기본계획안에 대해 의견이 있을 경우, 열람장소에 비치된 소정의 양식을 작성해 현장 또는 우편으로 제출할 수 있으며 도 누리집 게시판을 통해서도 제출할 수 있다.
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등에 대한 의견 수렴도 병행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도민경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현장 의견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좌정규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추진되는 모든 절차에 대해서는 도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만큼 많은 도민들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당부한다”며 “개진된 의견들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국토부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견수렴 기간을 충분히 두더라도 사회적 합의 내지 공감대를 거치며 '제주도 의견'을 원만하게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도민사회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고, 여론도 양분되어 있어 '단일 의견'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간적 촉박함도 있다. 국토부는 "주민 의견수렴에는 충분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돼 의견 제출 기한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주민 열람기간이 '14일 이상'으로 규정된 점을 볼 때 의견수렴 기간을 무한정 보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집단지성을 통한 갈등해결을 약속한 오영훈 도정이 집단지성을 모아나가는 시작 시점을 한템포 빨리 가져 나갔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주사회 찬반 논쟁은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의 '단일 의견'을 도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국토부가 송부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보면, 제2공항은 2055년 기준 제주지역의 전체 항공여객수요 연간 4108만명 중 연 1992만명의 여객(화물 12만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됐다.
성산읍 일대에 총 6조 6743억 원을 투입해 △3200m 길이의 활주로 1본 △항공기 44대가 주기 가능한 계류장 △16만7381㎡ 규모 여객터미널 △6920㎡ 규모 화물터미널 △주차장 △교통센터 및 상업·문화시설, 친환경·항공산업 클러스터 등 전면시설이 설치된다.
기본계획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친환경 공항 △제주도 참여 △충분한 협의 등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을 조류 등 생물 대체서식지 조성, 탄소배출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비롯해 최근 완료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준수하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환경영향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친환경 공항으로 건설·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며, 제주 제2공항은 건설·운영에 지역이 적극 참여하는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항'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 시행자와 공항 운영자, 재원 조달방안,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간 수요배분 등 개발·운영계획에 대해서는 기본 방향이 제시되고, 이후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해 계획을 확정한다고 설명했다.
공항 건설·운영에 제주도의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공항 운영수익의 일부는 제주도에 환원하며, 1·2공항 간 역할 분담방안은 지역 의견을 수렴해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결정한다.
기본계획 수립 시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치고, 향후 제주특별자치도에 동의 권한이 있는 환경영향평가 시 철저한 검증을 거칠 예정인 만큼, 기본계획안의 사업 완료(준공) 시점은 '착공 후 5년'으로 제시했다.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가 최소 2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 하더라도 공항 건설까지는 최소 7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