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애월119센터에서의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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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애월119센터에서의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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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소방서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애월119센터로 가는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 과연 내가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구급대원들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비록 응급구조과 실습생 신분이지만 마음만큼은 구급차를 타고 출동을 나가는 그 순간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풋내기 실습생에 불과했고 머릿속엔 걱정과 긴장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4주 동안의 실습이 시작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분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구급차 안에서 다른 때보다 더 떨었다. 현장에 도착하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하고 계속 되뇌었다. 활력징후를 측정하면서 구급대원이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는지 지켜봤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의료지도를 요청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119구급대원들은 조금도 흥분하는 기색이 없었다. 수많은 노력과 경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급대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부족한 면을 돌아보는 한편으로는 119구급대원의 숭고함을 생각하게 됐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4주는 나의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실제 현장에서의 긴박함을 체감하면서 이것이 훗날 내게 자양분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이번 실습을 계기로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구급대원이 되겠다는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뜻깊은 경험이 되도록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주신 애월119센터 모든 구급대원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유빈 / 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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